다시

또 다시.
암이 재발했다.

CT를 찍어 봐야겠지만 전이의 가능성도 있다.
삼세번이라는, 우습게도 떠오른다.

진작에.

아쉬움이 많다.

더 잘 할걸.
잘 놀아줄걸.
더 재미있게 보낼걸.
하고 싶은 일, 진작 시작할걸.

외할머니 보고 싶다.

Similar Posts

  • |

    죽은 사람은 외로워. 황인숙

    ― 나 아무래도 안 좋은가 봐.    꿈도 이상한 꿈만 계속 꾸고    어제는 생전 안 나타나던 길순이가    명림이랑 같이 집에 온 거야. 깜짝 놀라서    “길순아, 너 죽었잖아?!” 그랬다?     조직 검사 결과를 며칠 앞둔 언니가    겁먹은 목소리로 전화했다. ― 동네 의사가 괜찮을 거라 했다며?    마음 편히 가져.    너무…

  • 모처럼의 새벽

    아마도 ‘하아’ 소리를 낸 것 같습니다. 아무런 꿈도 꾸지 않았는데 안도인지 놀람인지 모를 큰 숨에 잠이 깼습니다. 5시가 조금 안된 시간, 여명이라기엔 날이 이미 매우 밝습니다. 자전거를 탈까 싶었지만 가뜩이나 칼로리가 부족한 상황이라 공복 유산소는 아무래도 적당하지 않았습니다. 머리 맡의 스마트폰을 켜고 스포티파이에서 early morning을 검색합니다. 시끄럽지 않을만한 플레이 리스트를 골라 음악으로 방을 채우고 침대에…

  • 정기 검진

    정기 검진을 위한 검사가 있었습니다. 요즘 컨디션은 나쁘지 않지만 정기 검진은 언제나 긴장되고 우울합니다. 6개월 분량의 생명을 연장받는 준비? 시험? 승인? 같은 느낌이죠. 1주일 후 결과가 잘 나오면 2주년 기념 타투를 팔에 하나 추가할 생각입니다. 관련된 글: 1차 정기 검진 정기 검진 9차 정기검진 다시 입원 PET-CT 검사 암 환자의 보호자를 위한 조언 벌써 1년…

  • 암 환자의 보호자를 위한 조언

    저는 암 환자의 보호자가 된 적은 없습니다. 다만 세번의 암을 치료하며 경험한 가족들의 보살핌과 위로, 도움이 됐던 일들을 중심으로 적어 보겠습니다. 암 환자의 보호자가 된다는 것은 아래 역할을 수행하는 것을 의미할 수 있습니다. 정서적인 지원 일상적인 작업을 돕습니다 약속 장소까지 운전 환자와 의료진 사이의 소통자 역할 개인 관리 지원 충격에서 먼저 벗어나세요 암 진단을 받은…

  • 입원 준비물

    암 수술을 받기 위해서는 최소 일주일 길게는 몇달까지 입원을 해야 합니다. 집에서 사용하던 일용품을 모두 가져갈 수는 없지만 입원하는 첫날부터 필요한 물품들도 있어 미리 준비하면 집을 왔다갔다 하는 번거로움을 덜 수 있습니다. 수술을 하고 나면 사실 환자는 세수를 할 여력도 없을 때가 많습니다만, 보호자는 평소와 다르지 않게 세수는 물론 머리도 감고 때에 따라 기본적인 화장도…

  • |

    2024년 10월 22일 오후 3시 15분

    문자 메세지를 전해 받고 나는 어떻게 해야할 지 알 수 없어 당황했다. 유쾌했고 똑똑했고 치열했고 거칠 것이 없던 친구였다. 그에게서 나는 장정일과 조지 윈스턴을 배웠고 재수를 해서 같은 학번의 동기였지만 언제나 선배 같다고 느꼈다. 올 봄에 시집이 나왔다는 소식을 듣고 초여름에 찾아가 그 넉살좋은 미소와 유머를 봤지만 마음은 편치 않았다. 그 병이 어떤 병인줄 아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