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

비가 와서 그런지 몸이 무겁다.
하루를 쉬기로 맘 먹었지만 쉬는 날을 뒹굴거리며 허비하고 싶지는 않다. 오히려 평소에 하지 못했던 일들로 하루를 채우고 싶은 맘이 가득하다.
느긋하게 아침을 먹고 수영으로 땀을 낸 뒤 오후에는 호젓한 미술관을 들러 사진을 찍거나 사찰이나 백화점 혹은 영화관에 들러본다거나 하는 일들 말이다.
사람 없어 한적한 마트에 들러 신선한 과일도 사고 싶고, 펑크난 자전거 바퀴를 휘파람 불며 고치고 싶기도 하다.
친구 사무실을 불쑥 찾아가 점심을 먹고도 싶고, 햇살이 잘 드는 카페에 앉아 두어시간 소설책을 읽고도 싶다.
내 쉼의 정의는 언제부터 달라졌을까?
하고 싶다고 적은 것들을 살펴보니 나는 눕고 싶은게 아니라 영혼에 자유를 주고 싶은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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