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

비가 와서 그런지 몸이 무겁다.
하루를 쉬기로 맘 먹었지만 쉬는 날을 뒹굴거리며 허비하고 싶지는 않다. 오히려 평소에 하지 못했던 일들로 하루를 채우고 싶은 맘이 가득하다.
느긋하게 아침을 먹고 수영으로 땀을 낸 뒤 오후에는 호젓한 미술관을 들러 사진을 찍거나 사찰이나 백화점 혹은 영화관에 들러본다거나 하는 일들 말이다.
사람 없어 한적한 마트에 들러 신선한 과일도 사고 싶고, 펑크난 자전거 바퀴를 휘파람 불며 고치고 싶기도 하다.
친구 사무실을 불쑥 찾아가 점심을 먹고도 싶고, 햇살이 잘 드는 카페에 앉아 두어시간 소설책을 읽고도 싶다.
내 쉼의 정의는 언제부터 달라졌을까?
하고 싶다고 적은 것들을 살펴보니 나는 눕고 싶은게 아니라 영혼에 자유를 주고 싶은 듯 하다.

Similar Posts

  • 이세돌, 2연패

    어제와 달리 이세돌은 평온하고 변화 없는 포석을 이어갔다. 마치 변화의 여지를 줄이려는 듯. 그러나 끝내 패하고 말았다. 사이버 넷이니, 기계의 공습이니 하지만, 무엇보다 아쉬운 것은 이렇게 화제가 되는 대국인데도 복기를 할 수 없다는 점. 당신의 이 수는 어떤 의미였는가? 나는 이렇게 두고 싶었는데, 이것이 실수였나? 승패를 나누는 게임이지만, 그것을 초월한 어떤 것이 있는 게임이었는데, 알파고가…

  • 별 구역

    벌써 두 해가 지났다. 보고 싶다는 아쉬움은 그리 가시지 않고, 함께한 이십 대의 찬란한 시간들이 모두 사라져버렸다는 박탈감도 여전하다. “아, 시인 친구 말이지?” 친구를 시인으로 기억하는 아내의 물음에 그 마지막이 나쁘지 않았다는 생각이 든다. 안도한다. 무궁화공원묘원의 묘역들은 별, 사랑, 소망, 꿈 같은 것들로 나뉘어져 있었다. 우리가 가지기 힘든 것들, 우리가 아름답고 영원하다고 믿는 것들로. 친구는…

  • 시험

    비록 며칠간이지만 밤잠을 설쳐가며 공부를 했고 오늘 합격했다. 옛날과 달리 싸인펜도 필요없었고 마우스만으로 시험을 치루고 그 자리에서 바로 합격 여부를 알 수 있었다. 시험을 준비하며 책에 밑줄을 긋고, 뭔가를 암기하고 답을 맞춰보며 아쉬워하는 일련의 행위들이, 처음에는 그렇게 어색할 수가 없었는데 며칠 사이 꽤나 익숙해졌다.  공부만 하면 되던 시기가 있었는데… 돌이켜보니 그립다. 그립고 아쉽고. 앞으로 종종…

  • 주말의 명언

    대체로 진보 혹은 어떤 계급의 해방은, 항상 그런 것은 아니지만,그 계급에 속한 개개인의 노력을 통해 일어난다.– 해리어트 마티노yoda said : 항상, 그렇다. 삶이 던져주는 가장 집요하고 시급한 문제는” 당신은 다른 사람들을 위해 무엇을 하고 있는가?”라는 것이다.– 마틴 루터 킹 Jryoda said : 나는 매월 *만원을 기부한다. 하지만 그것이 다른 사람들을 위하는 것인가? 자극이 없는 직장은…

  • 결혼 준비가 막바지에 다다르고 있습니다.주말마다 뭔가를 계약하거나 사러다니는 것이, 여간하지 않습니다.한국에서 결혼하는 두사람은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일이 제법 많고하기 싫어도 해야 하는 일도 제법 많음을실감하는 시기라고나 할까요?그녀의 언니와 함께 길을 나섰습니다.이것 저것 둘러보고 재보고 흥정하는데…그녀가 언니를 아무 말 없이 ‘툭’ 건드립니다.‘언니한테 왜?’‘응, 좀더 깍아보라고’그녀는 그렇게막내딸로서의 기질을 잊지 않고 발휘합니다.‘툭’우리 둘 사이에 뭔가의 다툼이 생긴다면,…

  • 9

    저녁 약은 9개다. 차가운 물 한컵을 머금고 약을 털어 넣으면서 몸이 좋아질 것이라는 생각보다는 더 나빠지지 않기를 바랬다. 관련된 글: 받고 싶은 선물. 퇴근길. 백화점 사진 몇장. 웨딩 촬영을 하다 원당 종마공원, 중남미 문화원 이제 막 팀장이 된 당신을 위한 첫번째 충고 : 성능 좋은 자판기가 될 것 등산 20대 국회의원 선거 (회사에서) 일의 정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