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천년로 항장곡
桐千年老 恒藏曲(동천년로 항장곡)
– 오동나무로 만든 악기는 천년을 묵어도 자기 곡조를 간직하고
梅一生寒 不賣香(매일생한 불매향)
– 매화는 일생을 추워도 그 향을 팔지 않는다
月到千虧餘本質(월도천휴여본질)
– 달은 천번을 이지러져도 본바탕은 변치않으며
柳經百別又新枝(유경백별우신지)
– 버드나무 가지는 백번 꺾여도 새 가지가 돋아난다
상촌 신흠 선생의 <野言>
저런 싯구를 등에 새기는 사람의 마음은 어떤 상태일까?
이토록 힘찬 아나키의 근본이여. 어제부터 읽기 시작한 피에르 조제프 프루동의 소유란 무엇인가에 감명 받고 있습니다. 1장의 첫구절을 잠깐 보세요. 만일 내가 <노예제란 무엇인가?>라는 물음에 답해야만 한다면, 그래서 내가 한마디로 <그것은 살인이다>라고 답한다면, 나의 생각은 당장 이해될 것이다. 인간에게서 사상, 의지, 그리고 인성을 빼앗을 수 있는 권력은 곧 생사여탈의 권력이며, 한 인간을 노예로 만드는 것은 그를…
일반적으로 보아왔던 잘 찍은 혹은 멋진 사진들과는 조금 다른 사진집이었습니다. 일상을 포착하는 작업이었다고 하는데, 한장 한장은 별 특징이 없었지만 이렇게 모아서 보니 색다른 감상이 들었습니다. 꿰어야 보배라는 속담이 딱 들어맞는 사진집이었습니다. 사진작가 고천봉의 두번째 사진집인데, 사진집의 말미에는 ‘나는 사진가가 아닙니다’라는 단편 소설이 실려있습니다. 일상의 사진을 모은 사집집에 사진가가 아니라는 고백을 듣고 보니 일상이야말로 우리의 삶…
프로페셔널의 조건피터 드러커 지음, 이재규 옮김/청림출판 이 책은 The Essential Drucker on Individuals를 번역한 것으로 지난 주에 읽은 The Effective Executive의 내용이 2/3쯤 중복된다. 결국 나는 여러 권의 발췌로 이뤄진 도서와 그 발췌 도서 중의 한 도서를 거의 동시에 읽은 셈인데, 후자가 훨씬 더 낫다. 그래서 총 3권으로 번역되어있는 The Essential Drucker series를 계속 읽어야…
저자 서문의 끝은 이렇게 끝난다. 책을 읽기 싫어지는 대목이다 지지 마라 일본 오다 노부나가의 인기탓인지, 저자의 성향인지, 무력이 모든 것을 결정하던 전국시대를 그리워하는 일본인이 많은 것인 지는 모르겠으나 이 책을 포함, 참고문헌까지 ‘오다노부나가의 카리스마식, top-down식 경영’에 대한 서적은 수를 헤아릴 수 없다.적절한 (물질적, 정신적)포상이 뒤따라야 가신이 따라온다거나 리더는 비전(오다의 경우 천하포무)을 보여줘야 한다거나 공적을 꼼꼼히…
원제는 Things fall apart이고 영어로 쓰여졌다. 때문에 이 작품이 온전한 아프리카 문학인지 잠시 의문이 들었다. 1/3 정도 읽고서 아프리카를 이렇게 제대로 묘사한 작품은 처음이라는 생각과 함께 이보다 완벽한 제목은 없을 것이라는 감탄도 들었다. 원제의 느낌을 한국어 제목이 충분히 살리고 있는지, 나라면 어떻게 번역했을 지도 생각했지만 쉽지 않았다. Things는 그야말로 Things다. 부족, 친척, 풍습, 신, 규율,…
손흥규의 글은 아기자기하지만 묵직하다. 글 쓰기를 운명처럼 생각하는 작가에게서 나타나는 무게와 아우라이다. 김수영이나 최인훈같은 천재들의 글에서는 느낄 수 없는 감정이고. 대부분의 작가들은 열심히 쓴다. 쓰고 또 쓴다. 그들 중 일부는 제법 울림도 있고 깊이도 있지만 거기까지이다. 마르께스의 마술같은 리얼리즘을 따라하는 실험도 재미는 있었지만, ‘백년 간의 고독’을 통해 이미 감동할만큼 감동한 나는 손흥규가 이런 시도를 그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