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견디고 절망하는 모든 삶을 비추는 따스한 불빛

    <‘아주 희미한 빛으로도’를 읽고> 책장을 덮으면서 작은 한숨이 나왔습니다. 그동안 읽은 이야기들에 마음이 편치 않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결말과 따뜻함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었죠. 우리가 잠시도 참지 못하고 습관적으로 열어보는 휴대폰 속 세상에는 한끼에 몇 십 만원을 아무렇지 않게 지불하는 화려하고 빛나는 과시적 일상이 있습니다. 그러나 최은영 작가가 집중해서 바라보고 관찰한 일상은 그와 달리 온통…

  • 친구를 보내며

    나는 아주 많이 슬프다. 임종을 앞두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나서부터 계속 울었다. 책상 앞에 앉아 각티슈를 꺼내 머리를 숙여 울었고 출근 길 언덕을 내려가다가도 꺽꺽거리며 울었고 두번 절을 하면서는 미안하다고, 여름에 보고 더 찾아오지 못해 미안하다고 제대로 말을 잇지 못하고 울었다. 아마 그는 알았을 게다. 시집을 엮으려고 결심했을 때부터나한테 시집이 나왔다고 말할 때에도내게 ‘늘, 꼭, 건강합시다’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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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년 10월 22일 오후 3시 15분

    문자 메세지를 전해 받고 나는 어떻게 해야할 지 알 수 없어 당황했다. 유쾌했고 똑똑했고 치열했고 거칠 것이 없던 친구였다. 그에게서 나는 장정일과 조지 윈스턴을 배웠고 재수를 해서 같은 학번의 동기였지만 언제나 선배 같다고 느꼈다. 올 봄에 시집이 나왔다는 소식을 듣고 초여름에 찾아가 그 넉살좋은 미소와 유머를 봤지만 마음은 편치 않았다. 그 병이 어떤 병인줄 아니까….

  • 2024년 2분기 읽은 책들

    정확히 노동조합으로 적을 옮긴 2분기부터 책을 더 많이 읽게 됐는데, 또 정확히 2분기부터 거의 기록하지 못했다. 많이 읽어서 기록을 못한 건지 바빠서 기록을 못한 건지 모르겠다. 스릴러로 명성을 떨치기 시작하는 프리다 맥파든의 작품. 평범한 가정부의 시선으로 시작해, 점점 숨겨진 진실이 드러나는 과정을 그린 심리 스릴러입니다. 빠른 전개와 예측 불가능한 반전으로 끝까지 긴장감을 놓을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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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징어 실채 볶음

    포장을 안 뜯은 오징어 실채가 눈에 띄어 볶았습니다. 재료 조리 ​오징어실채는 100g 정도를 준비했습니다. 오징어를 실처럼 얇고 길게 썰어 조미간을 해서 그대로 구워 먹어도 감칠맛이 좋은 식재료입니다. 길이가 길기 때문에 젓가락으로 한입에 집어먹기 좋도록 가위를 사용하여 잘라줍니다. 자르면서 뭉친 것은 가볍게 털어 풀어줍니다. 냉장보관해두었기 때문에 마른 팬에 살짝 볶아 비린맛과 눅눅함을 날려 전처리해줍니다. 예열한 팬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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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는정 김밥

    제주 서귀포에 ‘오는정’이라는 유명한 김밥집이 있습니다. 아직 먹어보 적은 없지만 레시피를 찾아 만들어 봤습니다. 오는 정 김밥 5인분 (괄호 안은 2인분) 재료 유부 15개 (8개)분홍 소세지 120그람 (60그람)밥 5공기 (500그람)김 10장 (5장)계란 5개 (3개)단무지 10줄 (5줄)햄 10줄 (5줄)맛살 10줄 (5줄)당근 2개 (1개)부추 1줌 (1/2줌) 레시피 11시 30분부터 시작해서 모두다 만들어 썰어 설거지까지 마치니 오후 2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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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봉녕사 사찰 김치 만들기 체험

    수원 봉녕사에서 매해 가을 ‘사찰음식 대향연’이라는 행사가 있습니다. 여러가지 사찰 음식을 직접 먹어보고 만들어보고 전시하는 행사였고 올해로 15회이니 꽤 오래된 행사입니다. 봉녕사는 대표적인 비구니 수행 도량으로 봉녕승가대학, 금강율학승가대학원이 있고 템플스테이도 있고 사찰음식교육관도 있는 큰 절입니다. 도심 속에 있지만 절 주위는 아늑한 숲으로 가득차 산책하기 매우 좋을 뿐더러 봉녕사 안에서는 도시의 소음을 전혀 느낄 수 없습니다….

  • 허수경 시인만큼 나이 먹었다

    최근에 읽은 책 중에서 가장 울림이 큰 책은 허수경 시인의 유고 산문 ‘오늘의 착각’이었습니다, 시인은 (아마도 먼 타향 독일에서) 말 한마디 없었지만 세월호의 참사를 악몽으로 견디고 있었습니다. 세월호가 가라앉고 아이들이 바다에서 생매장을 당하고 뒤 내 잠자는 방은 끔찍한 바닷속으로 변했다. 죄스러움, 도저한 공포, 무력의 조류가 방안을 장악하기 시작했다. … 고요한 사유의 시간은 커녕 이대로 가다간…

  • 폭염주의보가 내린 추석

    불과 두 해 전만 해도 추석이나 설 같은 긴 연휴 기간에는 어딘가로 놀러가자고 했지만, 추석에 제주를 한번 경험하고 나서 그 계획은 바로 접었다. 생각보다 비싼 교통비와 숙박비, 전반적인 지출이 너무 컸기 때문이었다. 몇 해 전 어머니는 할만큼 했다며 30여년 넘게 챙겨오던 아버지 제사를 종료했다.물론 제사 역시 남아 있는 사람들의 의식이니 제사가 없어졌다해도 명절마다 식구들이 모이고…

  • 118년 중 가장 긴 열대야, 그보다 견디기 힘든 것들

    2018년에도 올해처럼 서울에서 7월 21일부터 8월 15일까지 열대야가 매일 밤 반복됐다고 한다. 올해는 그보다 며칠 더 더웠고 또 더울 예정이다. 에어컨이 켜진 시원한 거실에서 글을 쓰고 있지만, 에어컨은 지구를 점점 더 뜨겁게 달굴 것이고 언젠가는 이조차도 쓸모 없어질 지도 모르겠다. 지구가 병들어가고 있고 병든 몸에 열이나 뜨거워지는 것은 사람과 똑같다. 지구를 가장 오염시키고 좀먹는 생물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