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thor: 길 위의 요다

책을 읽고, 영화를 보고, 길을 걷습니다. 오래된 절과 오래된 이야기를 좋아합니다.
  •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 (8/10)

    청소년들과 같이 볼만 합니다. 리만 가설과 입시 지옥과 학문의 자유를 잘 버무려 그럴싸한 작품이 탄생했습니다. 특히 최민식의 연기가 빛을 발합니다. 최민식의 필모 중에서 기억나는 작품들은 역시 올드보이가 첫번째 이어서 드라마 서울의 달, 그리고 파이란, 취화선, 쉬리, 해피엔드 등이고 이 작품들 모두 2000년대 초반 작품(서울의 달은 94년도 작품이네요)입니다. 20여 년이 지난 지금 최민식은 더이상 뜨겁지도 젊지도…

  • 영광의 깃발 (6/10)

    남북전쟁에 최초로 만들어진 흑인 부대(54연대)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흔한 전쟁 역사물과 달리 고난을 겪고 성장하는 군인이나 그들의 끈적한 우정 등은 별로 없습니다. 그런데 재미있게 봤던 것은 (아마 고증이 된) 그 당시의 전투 장면들이었습니다. 전투는 마주보고 횡대로 선 대열로 이뤄지는데 방어하는 쪽은 대열을 갖춰 총을 쏘고 공격하는 쪽은 그것을 견디며 앞으로 전진합니다. 재장전 시간은 매우 길어서 공격…

  • 헤어질 결심 (10/10)

    (마침내)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강력하게 추천합니다. (롤랑 바르트류의) ‘해석의 무한성’에 관심이 있다면 모든 씬과 대사에서 숨은 의미를 찾고 해석하는 재미를 제대로 즐길 수 있습니다. 저는 도입부에서 한동안 화면 자체가 매우 불편하고 받아들이기 힘들어 지루하기까지 했는데 그것은 정통적인 영화 문법에서 사용하지 않는 앵글과 구도 때문이었습니다. 마주보고 대사를 주고 받는 장면에서 화자와 청자의 위치가 거울을 통해 왜곡돼 기준없이…

  • 빛과 물질에 관한 이론 (앤드루 포터)

    이 소설은 매우 추천합니다. 이토록 (결말다운 결말이 없는) 신선한 마무리를 가진 소설(들)을 저는 처음 읽었습니다. 보통 사람들에 비해 꽤나 소설을 많이 읽는 편인데도 말입니다. 소설을 좋아하신다면 아마도 제가 느낀 ‘새로움’에 반해 이 작가에 빠져들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그리고 앤드루 포터를 한번이라도 읽게 되면 그의 나머지 작품들도 모두 읽게 될 것이라는 점도 확신합니다. 처음에 책 제목을 보고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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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빌게이츠가 추천하는 이번 여름에 읽을 책 5권

    포브스에서 옮겨요. 원글: Bill Gates Thinks You Should Read These 5 Books This Summer 빌 게이츠는 매년 그랬던 것처럼 GatesNotes 블로그에 2022년 여름 추천 도서를 발표했습니다. 올 여름 라인업은 기후 변화의 영향, 젠더 권력, 미국의 양극화 원인을 다루는 책들이며 재미를 위해 1950년대 미국을 배경으로 하는 모험 소설도 있습니다. 억만장자 자선사업가이자 마이크로소프트 공동 창업자는 작년 자신의…

  • 계절 산문. 박준

    시집 박준. 당신의 이름을 지어다가 며칠은 먹었다를 읽고나서 그의 글이 마음에 들어 다른 책들을 읽어보고 있습니다. 또 다른 시집 ‘우리가 함께 장마를 볼 수도 있었습니다’도 좋았고 산문집 ‘운다고 달라질 일은 아무 것도 없겠지만’도 좋았습니다만, 가장 마음에 든 책은 바로 이 책입니다. 결코 나이가 많다고 볼 수 없는 이 시인은 어쩌다가 노포를 좋아하고 어쩌다가 노문인들과 교류를…

  • S누님께

    새벽 두시가 가까워졌습니다. 초복의 여름 밤, 습기 하나 없이 기분 좋은 바람이 부는데 통 잠을 이룰 수가 없네요. 오후에 낮잠을 조금 자긴 했지만 잠이 오지 않는 진짜 이유는 젊은 날의 뜨겁고 빛나는 시절들이 머리 속에 돌아온 탓이라고 생각합니다. 누나를 만나 이야기하면 떠오른 이십 몇 년 전의 과거가 지금의 제 가슴을 두근거리게 만들고 있어요. 스무살에 바라…

  • 알리오 올리오를 더 잘 만드는 방법

    식구들을 위해 이런 저런 파스타를 만든 지 10년이 넘었습니다. 특별한 비법은 없지만 그동안의 경험과 얻은 지식을 정리합니다. 알리오, 올리오 에 페페론치노 (마늘, 기름과 페페론치노) Aglio, Olio e Peperoncino – 알리오는 마늘이고 올리오는 기름(올리브유), 그리고 페페론치노. 여기에 녹색의 파슬리가 더해져 이태리 국기의 3색이 모두 들어간 파스타입니다. 이태리에서는 한밤중에 배가 고플 때 간편하게 만들어는 미드 나잇 푸드인데…

  • 탑건:매버릭 (9/10)

    전작 ‘탑건’을 재미있게 보셨다면 강력히 추천합니다. 탑건:매버릭은 아주 잘 만든 상업 영화죠. 전작 탑건도 그렇습니다. 저는 리들리 스콧의 에일리언도 좋아하고, 토니 스콧의 크림슨 타이드도 좋아합니다. 둘의 작품은 약간 차이가 있지만 그게 능력의 차이라고 생각하지 않으며 모두 뛰어난 감독입니다. 어쨌거나 제게 ‘탑건’은 1986년 냉전 시대에 조각같이 잘생긴 탐크루즈를 데려다가 전세계 평화를 수호하는 강대한 미국의 이미지를 그럴싸하게…

  • 학고재. 노순택. 검은 깃털 (2022.6.22 ~ 7.17)

    지방으로 이사와서 불편한 점은 좋은 전시가 있을 때 쉽게 찾아가지 못한다는 점입니다. 전국 맛집의 70%가 서울에 있다는 통계를 현실로 접하고 나니 지방 분권화와 지역색이 잘 드러나는 고른 발전의 필요성을 몸으로 느끼게 됩니다. 학고재에서 좋은 전시가 있네요. 6월 22일부터 7월 17일까지 열리는 ‘노순택’의 ‘검은 깃털’ 사진전입니다. 〈검은 깃털〉은 어떤 어둠에 대한 연작이다. 이 어둠은 검은 비단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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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녹색은 어떻게 낙태 권리의 국제적인 색깔이 되었을까?

    6월 24일 미국 연방대법원은 낙태권을 보장하는 ‘로 대 웨이드’ 판례(Roe v. Wade)를 폐기하는 끔찍한 결정을 내렸습니다. 이제 미국에서 낙태는 헌법적 권리가 아니며 낙태 허용 여부와 범위는 각 주의 법에 맡겨지게 되었습니다. 롹 그룹 RATM은 빈곤층, 노동자 계급의 재생산 권리를 제한하는 대법원의을 비난하며 티켓 판매로 모인 후원금 47만 5천 달러를 위스콘신주, 일리노이주의 재생산 권리를 위한 단체에 기부한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