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비드 우삼겹·차돌박이 — 굳이 수비드 안 해도 됩니다

수비드 우삼겹·차돌박이 — 굳이 수비드 안 해도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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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비드 우삼겹·차돌박이 — 굳이 수비드 안 해도 됩니다

수비드 기계를 사면 한 번쯤 생각하게 된다. “우삼겹이랑 차돌박이도 해볼까?”

결론부터 말하면 — 안 해도 된다. 아니, 오히려 하지 않는 게 나을 수 있다.

이유를 설명하기 전에 먼저 수비드가 왜 효과적인지부터 짚어야 한다.


수비드가 빛나는 조건

수비드의 핵심은 두꺼운 부위를 속까지 고르게 익히는 것이다. 팬에서 구우면 겉은 타는데 속은 날것인 상황 — 이 문제를 해결하는 게 수비드다.

아롱사태, 부채살, 삼겹살 덩어리가 수비드에 최적인 이유가 여기에 있다. 두껍고, 힘줄이 많고, 콜라겐을 천천히 녹여야 제맛이 나는 부위들이다.

그런데 차돌박이와 우삼겹은 다르다.


차돌박이·우삼겹이 수비드에 맞지 않는 이유

첫째, 너무 얇다.

차돌박이는 2~4mm, 우삼겹도 대부분 5mm 내외로 슬라이스돼 판매된다. 이 두께라면 팬에 올리는 순간 열이 즉시 속까지 전달된다. 수비드로 1시간을 조리해봤자 팬에서 30초 굽는 것과 결과가 크게 다르지 않다.

둘째, 마이야르 반응이 전부다.

차돌박이의 맛은 지글지글 소리와 함께 생기는 표면의 마이야르 반응에서 나온다. 수비드는 이 반응을 만들지 못한다. 팬 시어링으로 보완할 수 있지만, 그럼 수비드 없이 처음부터 팬에 굽는 것과 뭐가 다른가.

셋째, 오히려 식감이 나빠질 수 있다.

얇은 부위를 수비드로 장시간 두면 단백질이 과하게 변성되어 물러진다. 차돌박이 특유의 탱글한 식감이 사라진다.


그러면 어떻게 먹어야 하나

수비드 없이 최고의 차돌박이·우삼겹을 만드는 방법이 있다.

차돌박이 — 팬을 믿어라

수비드 우삼겹·차돌박이 — 굳이 수비드 안 해도 됩니다

팬을 최대한 세게 달군다. 연기가 날 정도. 기름 없이 차돌박이를 올리고 앞뒤 각 20~30초. 끝이다.

이게 전부다. 수비드보다 빠르고, 맛은 더 좋다. 마이야르 반응이 충분히 일어날 시간을 주는 것만이 차돌박이를 맛있게 만드는 방법이다.

먹는 법:

  • 소금+참기름 — 차돌박이 본연의 맛을 가장 잘 살림
  • 숙주나물 볶음과 함께 — 기름진 차돌박이와 아삭한 숙주의 조합
  • 된장찌개에 넣기 — 지방이 국물에 녹아 감칠맛이 깊어짐

우삼겹 — 약불 + 뚜껑이 정답

우삼겹은 차돌박이보다 두껍고 지방층이 두껍다. 센 불에 구우면 지방이 타면서 연기만 난다.

약불에 뚜껑을 덮고 3~4분. 지방이 천천히 녹으면서 살 속으로 스며든다. 이후 뚜껑을 열고 센 불로 올려 겉면을 30초 바삭하게 마무리.

이 방법이 수비드 없이 우삼겹을 가장 맛있게 먹는 방법이다.

먹는 법:

  • 쌈장, 마늘, 쌈채소 — 삼겹살과 동일하게
  • 된장찌개 — 우삼겹 특유의 지방이 국물에 녹아 최고의 감칠맛
  • 볶음밥 — 구운 우삼겹을 잘게 썰어 볶음밥 재료로 활용

그래도 수비드로 해보고 싶다면

고집이 있다면 말리지 않는다. 단, 조건이 있다.

통우삼겹(덩어리)을 구할 수 있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슬라이스가 아닌 덩어리 우삼겹은 삼겹살 수비드와 동일하게 접근하면 된다. 74°C에서 16~24시간 조리하면 지방층이 고르게 녹으면서 수육에 가까운 결과가 나온다.

슬라이스 상태라면 — 54°C에서 45분이 최대다. 그 이상은 오히려 손해다.


결론

수비드는 만능이 아니다. 재료마다 맞는 조리법이 있고, 차돌박이와 우삼겹에는 뜨거운 팬이 수비드보다 낫다.

수비드 기계를 샀다고 모든 걸 수비드로 할 필요는 없다. 오히려 “이건 수비드 안 해도 된다”는 걸 아는 것도 수비드를 잘 쓰는 방법이다.

수비드 완전정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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