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문. 10/100 외로움의 폭 넓은 지류를 건너다

산문. 10/100 외로움의 폭 넓은 지류를 건너다

산문. 10/100 외로움의 폭 넓은 지류를 건너다

영화, 다큐멘터리를 공부하다가 수사의 길을 걷고 있는 젊은 친구의 생활기이다.

대개 이런 서적은 잊고 (혹은 무시하고) 있던 삶의 ‘원칙’을 일깨워주어 일상의 낯을 부끄럽게 만든다. 원칙을 이야기하는 데에 종교의 색채가 조금 섞여있다 한들 무슨 상관일까.

이 책을 권하며 빌려준 분이 며칠 후에 독후감을 물었을 때 나는 조금은 심술궂게 얘기할 수 밖에 없었다.

“자신의 삶에 정말로 충실하려고 하는 가장 이기적인 사람인데, 저정도는 생각하면서 살아야 되는거 아니에요?”
물론 그 심술은 질투다.

군대에 있을 때에 나는 ‘타락한 인간의 모습’에 너무 큰 충격을 받았다. 인간의 원칙은 어디론가 사라지고 당위만이 남은 세계에 적응해 가는 거대한 군상. 생김새는 달라도 모두 똑같은 좀비가 떼로 양산되는 그 끔찍함. 그래서 제대를 하고 복학을 준비하는 당시의 내게 가장 큰 고민은 자아에 관한 것이었고 어떻게 살 것인가의 문제였다. 스님이 되는 것. 수사가 되는 것. 신부가 되는 것.

아마 그때부터 시작되었을 ‘사람에 대해 무심하고 큰 기대하지 않는’ 나의 대인 성향은 아직도 날 외롭게 만든다. 아내를 얻고 아들을 얻어도, 사라지지 않는다.

Similar Posts

  • 2010년 첫날, 다섯권의 책

    2010년부터 책과 영화에 대한 기록을 남기기로 마음을 바꿨다. 작년에는 책을 읽다와 영화를 보다의 카테고리에 기록을 많이 남기지 않았는데, 그 이유는 책이나 영화에 대한 비평의 수준이 스스로를 만족시키지 못할 만큼 저열했고, 이 블로그를 전자상거래와 웹 서비스 전략에 관한 내용으로 특화시키고 싶었기 때문이다. 한해를 그렇게 운영한 결과, 나는 무슨 책을 어떻게 읽었는 지 기억이 나지 않고 또한…

  • 자기계발. 24/100 서비스 수익 모델

    올바른 수익 모델은 고객의 만족도와 종업원의 만족도를 체계적이고 밀접하게 연결하는 데에서 만들어진다. 고객의 만족도야 당연한 이야기이겠지만, 종업원의 만족도는 다소 생경하다. 그러나 서비스를 제공받는 고객의 만족도와 그들과 최일선에서  접촉하고 있는 종업원의 만족도는 당연히 일치할 것. 관련된 글: 자기계발. 8/100 코칭의 기술 31/100 It's not luck 섀클턴의 리더쉽 자기계발. 15/100 서번트리더십 자기계발. 42/100 탁월한 조직이 빠지기 쉬운…

  • 28/100 여운형 평전

    해방 공간을 제대로 읽는다는 것이 매우 힘든 일임을 관련 정보를 접할 수록 더욱 절감하게 된다. 몽양의 피살에 대해서 “기회주의자의 종말”이라고 반응하는 사람들도 있었다는데, 당시의 혼미한 정국 속에서 몽양의 좌우합작은 그렇게 비춰질 수도 있겠다 싶다.한일합방, 남북분단, 한국전쟁, 그리고 고착화된 북의 세습독재와 남의 천민 자본주의. 앞으로 통일은 정말 가능할까?그러니 저러니 해도, 몽양이나 백범, 고하같은 우국지사들이 제 뜻을…

  • 소설. 천변풍경 – 박태원

    문장의 힘이 이런 것일까?박태원의 문장들은 정결함을 넘어서 엄숙하기까지 하다. 조사하나 형용사 하나 헛되이 사용하지 않는 냉정한 자세는참으로 오래간만에진짜 작가를 만난 기쁨을 안겨준다. 1936년도의 소설이라고는 하지만, 현대의 감성에도 하나 뒤쳐지지 않는 것이, 외려, 현대 소설보다 치열한 기운이 은근한 떨림을 준다.청계천 주변의 풍경을 나열하는 것이 주된 구성이나 인물에 무게를 싣지 않고도 인물이 살아나는 정밀한 작법은 현대 소설에서도…

  • |

    만화. 분노의 늑대

    며칠에 걸쳐 40권짜리 만화를 끝냈는데, 마지막 대사를 보고 실소를 금치 못했다. 스타워즈의 “I’m your father”에 버금가는 대사. 그러나 그 느낌은 전혀 다르다. 다양한 에피소드를 구성하여 무사도란 무엇인지 보여주고 있는 데 사실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다. 무사는 일반 백성의 생사여탈권을 가지고 있고, 주군과 번을 위해 충의를 다한다. 여자와 아이를 베지 않고 무사에 대한 예는 무사의 예로…

  • 개는 사람에 비해 수명이 짧아. 계속해서 개를 기르다 보면 여러 개들의 생과 사를 지켜보고 이별을 겪게 되지. 사람은 개의 빛나는 생명과 피하기 힘든 종언을 자신의 인생에 비춰 보면서 살게 되지. 사람은 개의 생과 사를 통해 배우는 것이 많아. 관련된 글: 정재승의 과학 콘서트 소설. 박완서 – 그 남자네 집 45/100 일터로 간 화성남자 금성여자 노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