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 10/100 쨍한 사랑 노래

시집. 10/100 쨍한 사랑 노래

문학과 지성의 시집이 어느새 300권이다.

시집. 10/100 쨍한 사랑 노래

나와 당신의 완벽하고 지속적인 결합에 대한 열망은, 역설적으로 그것의 불가능성이라는 조건으로부터 그 강렬함을 부여받는다. ‘지속가능한’ 육체와 영혼의 결합은 없다. 공간을 뛰어넘는 사랑이 가능하다 하더라도 저 난폭한 시간 앞에서 막막하지 않는 사랑은 없다. 다만 구체적인 것은 현존하는 두 사람의 육체일뿐. 불가능하기 때문에, 나는 사랑을 갈망할 수 밖에 없다.

이광호의 사랑에 대한 해설은 너무 직관적이고 정직하여 과연 사랑이란 이래서 끊임없이 씌여질 수 밖에 없구나, 동의하게 된다. 이런 분석적인 사람이 연애시를 뽑아내는 아이러니.

맘에 드는 싯구.

햇빛은 우리 사랑의 물기를 고양이처럼 핥는다

정남식, 철갑 고래 뱃속에서

무수한 어제들의 브리콜라주로 오늘의 화판을 메워야 한다 태양이 너무 빛났다. 어제와 장미 향기가 다 증발하기 전에 너를 그려야 한다

진은영, 어제

게처럼 꽉 물고 놓지 않으려는 마음을 게 발처럼 뚝뚝 끊어버리고 마음 없이 살고 싶다….마음 비우고가 아니라 그냥 마음 없이 살고 싶다

황동규, 쨍한 사랑 노래

붉은 눈을 서로 피하며 멍을 핥아줄 저 상처들을 목발로 몽둥이로 후려치는 마음이 사랑이라면 사랑은 얼마나 어렵고 독한 것인가?

– 김중, 사랑

나는 아느니. 아득한 내 가슴은 아느니. 어디에고 다음 세상은 없다는 것을.

– 복거일,留別2

이별을 그렇게 하면 쓰나 바짓가랑이 붙들고 지리멸렬 구구절절 남은 정 다 달아나게

– 최영철, 세기말 이별

마른 저수지에 들이댄 양수기다 내 사랑은, 호스로 몰리는 진흙 범벅처럼 가품 들이켜는 소리가 몸 안을 돌아다닌다

– 이정록, 저돌적인 사랑

Similar Posts

  • 개구리. 모옌

    ‘계획 생육’은 중국의 산아제한 정책이다. 부부는 2명의 자녀를 출산할 수 있고 그 이상 넘어가는 아이는 호적에 올릴 수 없다. 남자들은 정관 수술을 받아야 하고 여자들은 임신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정기적으로 건강검진을 받는다. 영아 살해가 일어나기도 하고 무적으로 살아 교육도 의료도 제대로 받지 못하는 경우도 생긴다. 물론 현대로 넘어오면서 벌금 등으로 정책이 완화되기도 했지만, 이런 정책은…

  • 5. 2018 이상문학상 작품집

    손흥규의 글은 아기자기하지만 묵직하다. 글 쓰기를 운명처럼 생각하는 작가에게서 나타나는 무게와 아우라이다. 김수영이나 최인훈같은 천재들의 글에서는 느낄 수 없는 감정이고. 대부분의 작가들은 열심히 쓴다. 쓰고 또 쓴다. 그들 중 일부는 제법 울림도 있고 깊이도 있지만 거기까지이다. 마르께스의 마술같은 리얼리즘을 따라하는 실험도 재미는 있었지만, ‘백년 간의 고독’을 통해 이미 감동할만큼 감동한 나는 손흥규가 이런 시도를 그만…

  • 혼자 점심 먹는 사람을 위한 산문

    제목 그대로 다른 사람과 점심 먹는 일이 편하지 않은 사람들을 위한 글입니다. 정지돈 작가의 책을 찾다가 발견했는데 점심 식사 하면서 읽을 법한 글들을 10명의 작가가 각각 3-4편씩 글을 실었습니다. 김신희의 글은 무척 재미있었습니다. 특히 ‘밥 사줄게’라는 말의 뜻’은 무척 공감가는 글이었는데 이글의 포이트는 ‘흥분하면 존대말을 쓰는 타입’이라는 표현입니다. 10여년간 코미디 작가를 했던 이력 때문이었을가요? 작가의…

  • 인요가 : 나에게 주는 최고의 이안과 휴식

    인요가 창시자 폴 그릴리가 정리한 핵심 수련법을 담았다. 인요가는 음양의 음(陰, yin)적인 요소에 주목하는 요가로, 온몸의 스트레칭과 이완에 중점을 둔 정적이고 편안한 요가를 말한다. 오늘날 널리 알려진 아쉬탕가, 빈야사, 비크람 등이 근육을 많이 쓰고 활동적인 양요가들인데, 이와 달리 인요가는 한 자세에서 오래 머무르고 천천히 부드럽게 움직인다. 마음을 고요하게 하여 깨달음에 이르고자 하는 것이 요가의 본래…

  • |

    자전거의 거의 모든 것 : 자전거를 타는 사람이 가장 알고 싶은 81가지

    자전거를 다시 타기 시작하면서 이론적 배경이나 더 공부해야 할 내용, 알아야 할 상식 등이 궁금해서 책을 읽기 시작했다. 이 책의 장점은 초보자부터 베테랑을 넘어 소위 자덕이라고 하는 매니아층까지 모두에게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풀어낸 입문서라는 점이다. 무엇보다 저자의 약력이 재미있는데, 1980년대부터 자전거로 주변 지방을 여행했다고 한다. 당시 길은 비포장이고 자전거 역시 무겁고 변속기도 없었지만 하루에…

  • 소설. 4/100 4teen. 이시다 이라

    지루하진 않지만 무게는 없다.흡입력은 있지만 남지 않는다.서사는 있지만 서경은 없다.따뜻하지만 날카롭지 않다. 각각의 에피소드는 자체로 완결된 반전의 구조를 가지고 있지만 그것의 연결관계는 전무하다. (하지만 이것은 애초에 연재되었던 것을 묶어 놓은 작품집이기 때문에 어찌보면 당연하다)이시다 이라의 다음 작품에 손을 대야 할까? 관련된 글: 소설. 6/100 아름다운 아이.이시다 이라 소설. 냉정과 열정사이. blue 병실에서 읽은 책들 설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