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 일광욕하는 가구. 최영철

시집. 일광욕하는 가구. 최영철

시집. 일광욕하는 가구.

시집. 일광욕하는 가구. 최영철

일상의 풍경은, 따뜻하지 않다.
일상의 풍경은, 따뜻하지 않고 여유롭지도 않다.
일상의 풍경은, 마치 일광욕하는 가구처럼 차갑고 힘들다.

정상적인 가구라면 집안에/ 방안에 어떤 식으로든 자신의 자리를 듬직하게 차지하고 있을 것이며, 또한 유용하게 쓰여질 터.
일광욕하는 가구는, 아마도 오랜 세월 그 쓰임새를 다하고 내버려져 흉물스레 골목 귀퉁이에 놓여 있거나 아니면 쓰레기차를 기다려 곧 폐기처분될 운명의 가구일 것이다.

거리의 어느 곳에서 오후 햇살 아래에 놓여있는 가구 – 이것이 일광욕하는 가구가 아닐까?
‘일광욕하는 가구’란 곧 정위치에 있지 않은 어떠한 일탈의 상태, 그러나 그 이미지에서 보여지듯 겉으로는 평온하기 그지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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