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아톤 (8/10)

말아톤 (8/10)

말아톤 (8/10)

말아톤에는 2가지의 미덕이 있습니다.

침묵을 통해 의미를 전달하는 절제의 아름다움이 있고
그러한 아낌이 궁극적인 소통(communication)으로 기능하는.

절규하거나 좌절하지 않는 초원이 엄마는 사실 누구보다도 힘들게 고통받고 있으며
시멘트 벽보다 단단한 자기의 틀에 갇혀있으리라 생각했던 자폐 장애인(초원으로 대변되는)은 사실 너무 많은 것을 받아들이기만 하는 스펀지였던 것입니다.
그러나 영화에서 둘은 그저 힘들거나 그저 닫혀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강조하거나 자극하지 않지요.
그렇게
끝까지 리듬을 잃지 않고 42.195km를 달리는 초원이처럼
영화는 절제와 소통의 미학을 pace maker로 삼아 이야기하고 싶은 바를 잘 그려내고 있습니다.
사실 이 작품이
자폐증의 아이를 둔 엄마의 성공적이고 헌신적인 육아일기였다거나
자폐 장애인의 비참하고 어려운 현실을 절절히 묘사한 다큐멘터리였거나
했다면 실패했을 것입니다.
사람들은 이제 무엇이 거짓이고 무엇이 참인지
그리고 영화에서 무엇을 기대해야 하는 지 너무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 면에서 마라톤 코치 정욱이 초원이에게 ‘3만4천 곱하기 2백9십4’ 따위의 질문을 던지는 것은 의미가 있습니다.
영화 말아톤은 특별한 tear point가 없기는 합니다만
그것이 이 영화의 단점이 되지는 않습니다.
쥐어짜낸 몇방울의 눈물보다
자신을 돌아볼 수 있게 만드는 작은 성찰을 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ps. 여전히 사람과의 소통은, 쉽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ps. 김미숙, 조승우. 두사람의 연기는 썩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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