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각기동대 Ghost In The Shell : Innocence (9/10)

공각기동대 Ghost In The Shell : Innocence (9/10)

공각기동대 Ghost In The Shell : Innocence (9/10)

http://www.imdb.com/title/tt0347246/

우리들의 신들도 우리들의 희망도,
결국 단순히 과학적인 존재에 지나지 않는다고 한다면,
우리들의 사랑 역시 과학적이지 말라는 이유가 있을까요.
-릴라당 “미래의 이브

공각기동대는
인간의 의식과 영혼은 과연 실존하는가에 대한 존재론적 회의를 바탕으로
그것이 자아와 타자, 그리고 세계를 인식하는 데에 어떠한 영향을 끼치는가의 인식론에 대한 철학적인 논제를 끊임없이 제기합니다.
또한 고스트(공각기동대에서 인간의 영혼을 지칭하는)는 전뇌(고스트를 담을 수 있는 틀) 또는 네트웍의 매트릭스를 통해 영향을 주고 받고 있으므로, 구성주의와 유물론에 관한 함의도 엿볼 수 있다 하겠습니다.
여하튼 공각기동대에서 가장 핵심적인 전제는,
고스트는 전뇌 혹은 네트웍을 통해 이동할 수 있는 어떤 객체이며
인간의 육체는 물리적으로 강화된 의체로 유지되는만큼 영혼/의식과는 별개의 시스템을 구성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TV 시리즈 Stand alone complex 연작에서 보듯
공각기동대에서는 고스트를 해킹하는 것으로 인간을 통제하거나 살인할 수 있으므로 고스트 해킹에 대해 방어하는 것 역시 매우 중요한 일이 되며, 또한 고스트는 네트웍을 따라 이동하거나 전뇌에 담길 수 있으므로 육신의 소멸이 죽음과 별개로 이해됩니다.
영혼을 어떤 물리적인 개념으로 가정하는 것은 작품의 주요 갈등인 가이노이드의 사건에서도 잘 나타납니다.
인간의 고스트를 가이노이드에 더빙한 경우 원래의 고스트는 심하게 훼손된다 라는 표현에서 볼 수 있듯, 고스트는 복사하면 닳아버리는 어떤 것입니다.
자, 육신과 영혼이 이처럼 이원화되어 있다고 가정해 봅시다.
이것은 다음과 같은 이유 때문에 매우 공포스럽습니다.
내가 보고 느끼고 만지는 이 모든 감각이 더이상 진실이 아닐 수도 있으며
나의 존재가 과연 실재하는 것인지가 모호해지며
나의 아내와 아들이 네트에 존재하는 가상의 의사체험에 지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더우기 고스트가 이처럼 분리된다면, 당연히 인간의 모든 감정과 행위 역시 하나의 개념에 지나지 않는 것이지요.
사랑도, 증오도, 행복도, 신화와 신들과 희망과 절망도.
인류의 역사마저도 그저 존재할 뿐인 어떤 것으로 무너져 버립니다.
인간복제가 가능하고 인공장기는 하루 해가 다르게 정밀해지고 있으며 광속의 네트웍에서는 무한의 정보가 흘러다니고 있습니다.
영화 네트에서 ID가 삭제되면서 존재가 사라지는 것을 보았고, 영화 매트릭스에서는 네트와 현실의 세계가 뒤섞이는 것을 보았습니다.
이런 현대 사회를 살아가고 있다면, 공각기동대에서 제기하는 존재에 대한 여러 물음은 어쩌면 당연한 의무여야 할 지도 모르겠습니다만,
그 대답을 찾기란 쉽지 않습니다.
공각기동대는 미래에 대한 또하나의 어두운 묵시록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자, 당신의 영혼은 순수합니까? 그렇다면 해킹하겠습니다!

Similar Posts

  • 도어락 (2/10)

    추천하지 않습니다 도대체 몰입을 할 수가 없습니다. 토막 살인 사건의 범인을 찾으러 가는 길에 혼자서 출동하는 경찰이라니. 이해되지 않는 이상한 설정이 너무 많아요. 관련된 글: 나의 아저씨 (9/10) 프로젝트 파워 (6/10) 프레스티지 (8/10) 콜 (4/10) 혹성 탈출 – 진화의 시작 (9/10) 시그널 (10/10) 말모이 (8/10) 스즈메의 문단속 (10/10)

  • 산부인과

    그렇소, 나는 反여성주의자요. by iCE 0. gossip1) 잡담, 한담, 부질없는 세상 이야기, 공론, 쑥덕공론2) 남의 뒷말, 험담, 뒷공론, 가십, 신문의 만필, 뜬소문 이야기3) 수다쟁이 1. gossip cinema직각으로 뻗어 있는 큼직한 흑백 타이틀과 잘잘한 신문 기사들이 어우러진 흰스케치북. 언뜻 스크랩북을 떠올리게 만드는 ‘가십시네마’라는 장르에 대해 박철수 감독은 다음과 같이 표현 했다.“<산부인과>의 경우는 처음부터 가십에 초점을 두었다….

  • 헤어질 결심 (10/10)

    (마침내)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강력하게 추천합니다. (롤랑 바르트류의) ‘해석의 무한성’에 관심이 있다면 모든 씬과 대사에서 숨은 의미를 찾고 해석하는 재미를 제대로 즐길 수 있습니다. 저는 도입부에서 한동안 화면 자체가 매우 불편하고 받아들이기 힘들어 지루하기까지 했는데 그것은 정통적인 영화 문법에서 사용하지 않는 앵글과 구도 때문이었습니다. 마주보고 대사를 주고 받는 장면에서 화자와 청자의 위치가 거울을 통해 왜곡돼 기준없이…

  •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The Devil Wears Prada) (8/10)

    관련 영화 : http://www.imdb.com/title/tt0458352/ 메릴 스트립은, 단연 돋보인다. 이 대배우의 대사 한마디, 미소 하나에도 나는 숨이 막힌다.그녀를 제외하면 이 영화는, 특히 이 영화의 이데올로기는 매우 강력한 독약처럼 은밀하고 위험하다.프라다를 입으면 chic해지고, 뱅앤울슨의 전화기를 들면 geek해지는, 이것은 자본으로 생산되는 아름다움이고 자본으로만 소비되는 악몽같은 일상이다. 머랜다가 휘두르는 절대의 권력에 천천히 물들어가서는 결국 제2의 머랜다처럼 될 사람은 바로…

  • 홍상수 몰아보기

    여전히 홍상수.미뤄두었던 책장 정리를 하는 기분으로 혹은 밥 한번 먹자는 흔하고 오래된 약속을 지키는 기분으로 홍상수의 영화들을 훑고 있다.해변의 여인 ★★★★ : 고현정이 홍상수표 영화에 잘 어울리는 것은 다소 의외. 잘 알지도 못하면서도 그렇고. 잠깐이긴 하지만 북촌방향도 그렇고.  극장전 ★★★ : 김상경의 연기가 발군. 난 저런 뻔뻔한 사람을 어디선가 만난 적이 있는 듯한데…놀라운 것은 이 영화를 본…

  • 쿵푸 허슬 (9/10)

    주성치는 이제 그만의 색이 담긴 영화를 만드는마에스트로의 길로 들어서는군요.이 작품에 실려있는 모든 알레고리와 캐릭터와 패러디와 유머 또는 개그.이 모든 구성 요소들은 ‘주성치표’라 칭할 수 있을만큼 개성이 강합니다.놀랍게도 주성치 유머의 특징은 ‘진부함’에 있습니다.그의 유머는 너무 오래되고 고전적이어서 이런 얘기로도 웃길 수 있을까 의문이 들만큼 진부합니다.– 다리가 안보일만큼 빨리 달리는 사람들, 마치 로드런너 같지 않습니까? – 돼지마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