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 검진
정기 검진을 위한 검사가 있었습니다. 요즘 컨디션은 나쁘지 않지만 정기 검진은 언제나 긴장되고 우울합니다. 6개월 분량의 생명을 연장받는 준비? 시험? 승인? 같은 느낌이죠. 1주일 후 결과가 잘 나오면 2주년 기념 타투를 팔에 하나 추가할 생각입니다.
제 경우 전절제 수술 후 2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도표의 모든 증상이 나타납니다. 대처법은 주로 꼭꼭 조금씩 먹는 것이지만 이를 잘 지켜도 증상이 나타날 때가 많습니다. 어제 밤에는 갑작스럽게 저혈당 증상이 와서 고생을 했습니다. 저혈당 증상 역시 덤핑 증후군의 하나입니다. 갑자기 식은 땀이 나고 어지러워서 서있을 수 없고 가슴이 심하게 두근대며 손은 주체할 수 없을만큼 떨립니다….
작년 6월 1일 복직 후 1년이 지났습니다. 이런 저런 결심을 붙여가며 각오를 다졌었는데 1년의 회사 생활이 지나고 나니 그 각오와 다짐은 온전히 두려움을 회피하려는 자기 방어기제였던 것 같습니다. (재택 근무하는 날이 좀 더 많긴 하지만) 출근을 하고 안건을 토의하고 보고를 하고 논쟁하고 할 말과 감정을 속으로 감추는 일들은, 인생을 즐겁게 하는 데에 별 도움이 되지는…
트위터를 훑다가 마음에 드는 글을 발견했습니다. 제가 세번의 암 수술을 겪으면서 크게 깨달았던 것을 그 사람도 어떤 방식으로든 알게 됐나 봅니다. 시간은 유한하고 언제 바닥날 지 모릅니다. 삶은 우리가 1분 1초 흘려 보내는 그 시간의 누적에 지나지 않습니다. 순간을 소중히 여기고 순간을 좋은 일들로 채우세요. 원글: https://twitter.com/SahilBloom/status/1650194320161484802?s=20 내 인생을 바꾼 개념. 타임 억만장자: “Time Billionaire”라는…
― 나 아무래도 안 좋은가 봐. 꿈도 이상한 꿈만 계속 꾸고 어제는 생전 안 나타나던 길순이가 명림이랑 같이 집에 온 거야. 깜짝 놀라서 “길순아, 너 죽었잖아?!” 그랬다? 조직 검사 결과를 며칠 앞둔 언니가 겁먹은 목소리로 전화했다. ― 동네 의사가 괜찮을 거라 했다며? 마음 편히 가져. 너무…
스마트폰을 뒤적이다가 작년 이맘때 남긴 메모를 찾았습니다. 지난 추석,긴 휴가를 앞두고 연중 행사처럼 가벼운 마음으로 들른 병원에서 세번째 암 진단을 받았습니다.조심스럽지만 단호한 어투로 검사 결과를 알려주는 의사의 한마디 한마디가 현실감이 없어서아무 대꾸를 할 수가 없었습니다.앞으로 받아야 할 검사를 예약하고 할 일을 챙겨 받고 병원을 나서 벤치에 잠시 앉았습니다. 어떤 후회나 결심, 아쉬움이나 슬픔, 두려움 같은…
‘나’는 27살에, 44살에, 51살에 각기 다른 세번의 암 진단을 받았습니다. 기억할 수 없을만큼 많은 입원과 (최소) 6번의 긴 수술과 1년간의 항암 약물 치료와 6개월간의 방사선 치료가 있었습니다. 일상이라는 두꺼운 얼음이 깨질 때마다 ‘나’는 끝을 알 수 없는 우주보다 어둡고 검은 바다보다 차갑고 깊은 미지의 고통 속으로 빨려 내려갔습니다. 그럴 때마다 살면서 식빵처럼 잘 부푸는 희망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