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thor: grogu

  • Freeze Me (5/10)

    독특한, 아주 독특한 일본영화. 자신을 성폭행한 남자들을 차례대로 살해 후 냉장고에 유기한다는 설정은 평범하지만, 각각의 에피소드를 연결하는 방법과 심리를 묘사하는 미장센과 컷이 탁월합니다.

  • 장밋빛 인생, 시인을 찾아서2

    1. 장밋빛 인생(정미경/민음사) 삶은 장미만큼 화려하지 않다는 것을, 간간히 섞여있는 아포리즘 투의 어투로 화려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광고대행사에 다니는 한 남자와 그의 정부, 그의 아내, 그의 후배가 엮어내는 일상의 그림은, 마치 우리들의 것인냥 쓸쓸합니다. 2. 신경림의 시인을 찾아서 2 (신경림/우리교육) 시인을 찾아서 1. 에 비해서 조잡한 느낌을 지울 수 없습니다.선정된 시인들이 맘에 들지 않는 것은 신경림의 취향이니까…

  • 어떤 슬픔

    슬픔은, 온전하게 남아있는 자의 몫이다.가끔 그들의 얼굴이, 그들과의 대화가 너무도 선명하게 떠올라 가슴을 후빈다. 시간은, 아무 것도 지우지 못한다. 시간은 다만 덧칠할 뿐이다.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사람들은 더욱 불행해 질 것이다. 그 어느 하나도 온전하게 남아있지 않을테니까.

  • 접속

    [접속 The Contact]과 접촉, 그리고 웹진 [映畵] by iCE 1.AT! 米國의 Heyse社에서 최초로 모뎀에 명령어를 집어 넣었습니다. 그래서 모뎀을 제어하는 여러 명령들을 헤이즈 명령어라고 하지요. 그 중에서도 AT라는 헤이즈 명령어는 접속을 준비하는 가장 기초적인 단어이며 Attention(차려!)의 줄임말입니다. 그런데 이상한 건 AT명령을 내린 후 바짝 긴장하면서 몸이 굳어지는 건 모뎀이 아니라 바로 ‘나’라는 사실입니다. 사이버스페이스로 들어가는…

  • 나쁜 영화

    <나쁜 영화>를 보고 나서 아무 생각없이 웅얼거리는 B와 G의 잡담 by iCE B: 우선 이 작품은 철저하게 영화적인 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요. 제목 그대로 나쁜 ‘영화’일 뿐이지요. 심하게 말한다면 TV의 시사 고발 교양 프로그램보다도 설득력이 없습니다. 적어도 다큐 영화라는 장르가 이미 존재함을 의식했다면 보다 정교한 어법을 구사해 교묘하게 만들었어야 하지 않을까요? 이는 영화와 애니매이션과 다큐멘터리를,…

  • 산부인과

    그렇소, 나는 反여성주의자요. by iCE 0. gossip1) 잡담, 한담, 부질없는 세상 이야기, 공론, 쑥덕공론2) 남의 뒷말, 험담, 뒷공론, 가십, 신문의 만필, 뜬소문 이야기3) 수다쟁이 1. gossip cinema직각으로 뻗어 있는 큼직한 흑백 타이틀과 잘잘한 신문 기사들이 어우러진 흰스케치북. 언뜻 스크랩북을 떠올리게 만드는 ‘가십시네마’라는 장르에 대해 박철수 감독은 다음과 같이 표현 했다.“<산부인과>의 경우는 처음부터 가십에 초점을 두었다….

  • 문신을 갖고 싶다.

    문신을 갖고 싶다는 욕심이 불현듯 생겼습니다.문신을 갖고 싶다는 생각이 들자마자 거의 동시에 내 머리엔 내가 가져야 할 문신이 떠올랐습니다.겨드랑이에 날개가 돋는 최인훈의 소설이 있었지요? 바로 그것이었습니다.어깨와 겨드랑이 중간쯤에서 살갗을 비집고 고개를 쳐드는 날개,라기 보다는 비늘에 더 가까운. …..화려하게 꾸민 옷 같은 몸을 가지고 있어요. 양어깨에는 용틀임하며 올라가는 용의 비늘들이 소용돌이치고 있고, 팔에는 인도의 윤회의 수레바퀴…

  • 東洋 3國의 북춤

    국립 무용단 제74회 정기공연 (97.11.29 — 12.2) 東洋 3國의 북춤 0. 우연하게 생긴 공연티켓 덕분에 근사한 눈요기를 하고 난 다음에 생기는 욕심은, 맛난 음식을 먹고 난 후의 그것과 같습니다. “다음에 또….” 보다 효율적인 소비, 먹고 마시는 이상으로 삶의 활력을 주는 소비. 좌석은 물론이거니와 입석도 가득 들어찬 국립중앙극장은 무척 훈훈했습니다.1.중국 山西省 봉(실사 변에 받들 봉)州大鼓秦王点兵(진왕이 병사를…

  • 바다가 된 여자

    여기는 竹島. 대나무는 보이지 않는다.잠을 자다가 음식을 먹 는다는 행태는 권태롭다.허겁지겁 깨워 어딜가자는 말만 하지 않았으면 좋을만큼, 그러나 졸립다.내 인연의 여러갈래 길.버려야 할 특별한그 무엇도 가지지 못한 자에게바다는 너무 냉정한 거인이다.스물 일곱.그동안 몇몇의 바다를 다녔지만, 그의 미세한 숨결을 느끼며 그가 정말로 살아있다고 느낀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잔잔히 바라보고 있노라면 바다는 어울리지 않게 부드러운 목소리로 쉼없이…

  • 충무 가는 길

    7/31/15:30날은 무척 덥다.달랑 옷가지 몇개만 든 배낭이 이렇게 무겁게 느껴지는 이유는 내가 자유롭지 않기 때문이다.다 버리고 오자. 7/31/16:30What the hell! 왼쪽,새디스트라고 밖에 볼 수 없는 남자와 여자는 계속해서 서로를 괴롭히고 있고 오른쪽, 엄마 말을 듣지 않고 찡찡대는 꼬마녀석, 앞엔 엉덩이를 들이미는 입석의 아줌마. 아이들은 싫다. 7/31/20:00길이 많이 막힌다.느리다. 느림에 익숙하지 못하다. 느림에 익숙하지 못해 불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