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설기념 모발염색

초설기념 모발염색

아침 출근 길,
엘리베이터에서 나와 아무 생각없이 유리문을 밀고 나왔다.

이런, 하얗다.
제법 수북하게 쌓인 눈.
첫눈이 이렇게 와버리다니.

느림보 거북이같은 버스 안에서 자꾸 비실비실 웃음이 새어 나온다.
1년이 넘게 다니던 길이었는데, 이렇게 천천히 바라보는 건 또 처음이다.
지각하겠다 싶은 생각이 들었지만 그냥 지각하기로 결심.

느긋하다, 여유롭다, 한가하다, 그리고 엉뚱하다.
첫눈 왔는데, 아무 일이 없는 게 심심해서오랜만에 염색을 하기로 했다.

이즈음의 내게 가장 필요한 일은, 변화를 주는 것.저녁 먹을 시간에 미용실에 갔다.
염색 후 컷트. 그리고 명랑대리에게 사진을 요청~

ps. 지난 주 토요일날 역시 미용실에 다녀온 우리집 막내, 돌돌이.

Similar Posts

  • 문화재 보수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

    https://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hm&sid1=103&oid=001&aid=0010785569 익산미륵사지 석탑은 현존하는 가장 크고 가장 오래된 석탑이다. 그간 무분별한 보수로 인한 구조적인 문제가 있어 2001년 본격적으로 해체하여 오래된 콘크리트를 뗴어내고 보강하여 2017년 조립을 마쳤다. 올해 덧집과 울타리 등을 제거하고 공개한다고 한다. 나는 이 기사를 보면서, 우리나라의 문화 행정이 조급함과 졸속을 벗어날 줄 알게 되었구나 싶어 흐뭇했었는데, 사람들의 마음은 그렇지 않은가 보다. 예산이 제대로…

  • 에코의 책을 세권 구입하다.

    1. 무엇을 믿을 것인가2. 누구를 위하여 종을 울리나 묻지 맙시다3. 낯설게 하기의 즐거움 관련된 글: 소설. 키친. 요시모토 바나나 소설. 하치의 마지막 연인. 요시모토 바나나 설국, 그와 무관한 싱글 소설에 대한 단상 산문. 문신, 금지된 패션의 역사 축. 강희진兄의 세계문학상 수상 최인훈 선생 1주기 계절 산문. 박준 manfrotto 486rc2 + slik pro 340dx

  • 별 구역

    벌써 두 해가 지났다. 보고 싶다는 아쉬움은 그리 가시지 않고, 함께한 이십 대의 찬란한 시간들이 모두 사라져버렸다는 박탈감도 여전하다. “아, 시인 친구 말이지?” 친구를 시인으로 기억하는 아내의 물음에 그 마지막이 나쁘지 않았다는 생각이 든다. 안도한다. 무궁화공원묘원의 묘역들은 별, 사랑, 소망, 꿈 같은 것들로 나뉘어져 있었다. 우리가 가지기 힘든 것들, 우리가 아름답고 영원하다고 믿는 것들로. 친구는…

  • 건반 위의 기품 — 피아니스트 알리스 사라 오트

    어떤 연주는 첫 음만 들어도 연주자의 태도가 느껴진다. 피아니스트 알리스 사라 오트의 음악이 그렇다. 화려함이나 과시와는 거리가 있는데, 이상하게도 곡 전체를 단단하게 붙잡고 있는 힘이 느껴진다. 소리를 밀어붙이지 않으면서도 흐트러지지 않는 균형감 — 그게 그녀 음악의 첫인상이다. 알리스 사라 오트는 1988년 독일 뮌헨에서 일본인 어머니와 독일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독일-일본계 피아니스트다. 네 살에 피아노를 시작해…

  • |

    축. 강희진兄의 세계문학상 수상

    유령 – 강희진 지음/은행나무 출근 길에 좋은 소식을 하나 들었다.내 학창 시절을 함께 지낸 兄의 문학상 수상 소식. 형은 늘상 담배를 손에서 떼지 못했던 사람이었고 진지한 사람이었고 장례식장에서도 뭔가 생각이 나면 메모를 하는 열의가 있었고 뚝심이 있는 사람이었다.가끔은 형의 원고를 타이핑하기도 했고 교정을 보기도 했었고 내러티브나 상징이나 표현에 관한 의견을 전하기도 했었다. 형의 어떤 소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