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준이가 말했다. “아빠, 카멜레온 아저씨가 말했어. 모든 동물은 소중…
예준이가 말했다. “아빠, 카멜레온 아저씨가 말했어. 모든 동물은 소중한 거라고.”
예준이가 말했다. “아빠, 카멜레온 아저씨가 말했어. 모든 동물은 소중한 거라고.”
민준이 현관에서 연신 고개를 끄덕인다. 헤헤 웃는다. 파이팅 손바닥 친다. 예준이 “아빠 뽀뽀해야지” “아빠 파이팅” 이 녀석들!
예준이 보고 싶다.
예준아, 민준아. 오늘은 엄마 아빠가 결혼한 지 만 오년째 되는 날이야. 엄마, 아빠가 결혼하고 나서 가장 기뻤던 일은 너희들이 태어난 일이란다. 너네들 모쪼록 건강하게 자라줬음 좋겠다. 그리고 앞으로는 엄마 아빠 기념일 꼭 챙기도록 하여라. 흐흐.
다리를 다친 이후로 예준이, 민준이와 잘 놀아 줄 수 없다. 안아 줄 수도 없을 뿐 아니라 맘껏 부딪칠 수도 없다. 심지어 예준이가 가까이 오면 피하기 바쁘다. 몸이 아프니 피곤하고 우울하다. 미안하다 예준아.
예준이가 얘기한다. “나 파리주걱이 되고싶어” 내가 답했다. “노력을 해야지” 아들은 고민에 빠진다. “뭐부터 해야해요?”
예준이는 감기가 나아간다. 오늘 조금 늦게 일어나긴 했지만 아침부터 우유를 쏟아서 아내한테 혼이 났다. 우유가 먹고 싶다고 해서 우류를 가져다 줬는데, 아내의 화난 목소리를 듣고는 ‘내일 먹을거야’란다. 벌써 눈치를 보게 된 걸까? 엄마, 아빠한테는 그렇게 하지 않아도 되는데… 맘이 아프다.
아내가 김연아 티켓을 인쇄해 오라며 문자를 보냈다. 티켓을 인쇄하고 나서 보니, 주문 내역에 ‘마장동 설렁탕’이 눈에 띄인다. 날 주려고 주문한건가 싶어 봤더니 순창 아버님 댁에 보내는 것이었다. 난 이럴 때 아내 얼굴이 보고 싶다. 세심한 마음 씀씀이가 나와는 다른 그녀만의 특징인데, 사실 사랑스럽다기 보단 귀엽다. 어머님, 아버님 모두 건강하셨으면 좋겠다.
아이폰에 빠진 예준이. 아이폰으로 유튜브에서 ‘토마스’를 보는 재미가 쏠쏠했는데, 어제 아내가 검색어를 지우니 검색 결과에 토마스가 나오지 않게 되었다. 오늘 아침에 예준이는 나를 보더니 이런 말을 한다. ‘아빠, 돋보기만 보이고 토마스가 안 나와?’
매일 아침 고민 아닌 고민이다. 예준이는 ‘아빠 회사 가지마’가 입에 붙었고 민준이는 배꼽인사에 뽀뽀하느라 정신이 없다. 이 녀석들과 좀더 시간을 보내며 살고 싶은데, 다른 방법이 없을까?
결국 예준이는 유치원에 다니지 않기로 했다. 아내가 힘이 들겠지만, 하기 싫은 걸 억지로 시킬 이유는 없다.
예준이 오늘 아침에도 유치원 가기 싫다며 울었는데, 어떻게 됐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