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장 (6/10)

명장 (6/10)

영화 정보

2007년 진가신, 엽위민 감독 작품. 원제는 投名狀(투명장)

1860년대 청나라 태평천국의 난을 배경으로 한 실제 역사 사건을 극화

이연걸, 유덕화, 금성무 주연.

장철 감독의 1973년작 ‘자마’를 리메이크한 작품

명장 (6/10)

황비홍은 없고, 방청운만 남았다

남아당자강(男兒當自强). 황비홍이 이연걸이고 이연걸이 황비홍이던 시대가 있었다.

꽤나 자주, 넷플릭스 시작 페이지에 등장한 옛날 배우에 끌려 영화를 보게 된다. 이번에는 이연걸이었다.

‘이연걸 작품이네?’ 하면서 보고 있는데 금성무가 나왔다. 어라, 금성무? 하는 순간이 지나자 유덕화가 등장했다. 엇, 유덕화까지?

자세를 고쳐 잡고 좀 더 집중해서 보기 시작했다.

이연걸, 유덕화, 금성무, 90년대 아시아 스크린을 장악했던 세 이름이 한 화면 안에서 정면으로 부딪힌다. 그 시절을 기억하는 사람이라면 캐스팅만으로도 이미 절반은 보고 들어가는 영화였다.

이 작품은 극적인 전투 장면과 압도적인 몽타주, 그리고 수사학적으로 혈맹의식이 가득 차 있다. 그러나 극적인 무게감은 뒤얽힌 플롯에 어설프게 얹혀진 삼각관계 속에서 길을 잃고 만다.

투명장, 그리고 깨진 의리

투명장이란 어떤 조직에 가입할 때 자기 이름을 적어 충성을 맹세하는 글로, 의형제의 연을 맺되 이를 배신한 자는 죽인다는 내용을 담은 맹세문이다. 세 남자는 아무나 사람을 죽여 그 피로 의형제를 맹세하는 폭력적인 시작을 맺지만, 이 결속은 정치적 외풍과 삼각관계에 의해 마침내 깨지고 만다.

진가신 감독은 빈약한 각본을 가지고 전쟁이 인간에게 초래하는 대가를 전달하려 애쓴다. “전쟁통에는 사는 것보다 죽는 게 더 쉽다”는 방청운의 말, 전쟁통에 죽어간 시체들의 파노라마, 비무장 반란군으로 가득 찬 마당에 쏟아지는 활과 화살.

그러나 그 어마어마한 물량이 처음이자 끝이었다.

무자비함과 휴머니즘의 대립 속에서 의형제의 아내 사이에 피어난 연정을 섞는 순간, 이런 무거운 주제 의식은 깊이도 우아함도 없이 사라지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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