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 구역

별 구역

벌써 두 해가 지났다.

별 구역

보고 싶다는 아쉬움은 그리 가시지 않고,
함께한 이십 대의 찬란한 시간들이
모두 사라져버렸다는 박탈감도 여전하다.

“아, 시인 친구 말이지?”

친구를 시인으로 기억하는 아내의 물음에
그 마지막이 나쁘지 않았다는 생각이 든다.
안도한다.


무궁화공원묘원의 묘역들은
별, 사랑, 소망, 꿈 같은 것들로 나뉘어져 있었다.
우리가 가지기 힘든 것들,
우리가 아름답고 영원하다고 믿는 것들로.

친구는 별 구역에 있다.

국화라도 한 송이 살까,
소주라도 한 병 살까.
생각만 하다가 그냥 와버려
멀뚱멀뚱 묘비만 바라보고 있었다.


어딘가에서 빛나고 있을까?

아니,
어딘가에서 빛나고 있을 거라고 믿는다.

Similar Posts

  • 기억할만한 12월 13일

    몇장의 그림으로 대신할 수 있을까?오늘 12월 13일은 기억할 만한 날이다…그는 여자다. Femme – © Pablo Picasso내겐 무엇보다 아름다운 사람이다. Danae, 1907-08 – © Gustav Klimt물론, 우리는 서로를 알아보지 못할 만큼 비이성적일지도 모른다. The Lovers (I), 1928 – © Rene Magritte또한, 아직 그와 내가 가야 할 길은 멀다. The Road West, 1938 – © Dorothea Lange키스……

  • 4.3은 아직도 사건인가?

    2000년에 제정된 ‘제주 4.3 사건 진상 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이라는 명칭을 보니, 공식적으로는 4.3사건이다. 그리고 진상 규명 위원회는 ‘ 4ㆍ3사건은 남로당 제주도당이 일으킨 무장봉기가 발단이 됐다. 단, 강경진압으로 많은 인명피해를 냈고 다수의 양민이 희생됐다’는 진상 보고서를 확정했다고 한다. 해방 공간에서 남로당의 역할을 생각해보면, 이승만 정부와 미군정에 대항하는 투쟁이었을텐데, 아직도 남한반도에서 남로당을 제대로 언급하고…

  • 취향

    지금까지 이용했던 많은 음악 서비스 중에서 스포티파이만큼 맘에 드는 게 없다. 스포티파이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사람들은 33살이 되면 더이상 새로운 음악을 듣지 않는다고 한다. 나 역시 멜론 탑100 같은 차트만 듣던 때가 있었고 확실히 요즘은 새로운 노래에 둔감하다. 그러나 역시 음악은 발견이 주는 재미가 있고 좋아하는 곡이나 장르와 유사한 음악이 들려오면 나도 모르게 곡 정보를…

  • 비밀 1

    천성이 선한 사람은 얼마 없는데 그런 근원적인 아름다움을 지닌 사람은 언제 어디서나 돋보인다. 내겐 그런 친구가 하나 있다. 관련된 글: Akiko Hatsu – 꿈 그리고 환상 禁酒 戀 (생애 처음) 맛사지를 받다 인상적인 명함 (아들이 그린 그림/이름같은 이메일 주소) 일상과 건강의 공통점 2016. Nov. 8. NY Times 오지 오스본 – 눈물은 그만

  • 금주의 짧은 소식 2012-11-25

    날씨 좋다. 햇살에 눈이 부시다. 건물이나 도로에서도 빛이 난다. 십년 뒤에도 천년 뒤에도 누군가는 나처럼 햇살에 감탄하는 아침을 맞이하기 바람다. #life #saga 뒤늦은 건축학개론 감상. 별 두개. (일기일회. 사람과 사람의 만남은 단 한번뿐…) 관련된 글: 받고 싶은 선물. 퇴근길. 백화점 사진 몇장. 웨딩 촬영을 하다 원당 종마공원, 중남미 문화원 이제 막 팀장이 된 당신을 위한 첫번째 충고…

  • 결혼을 결심하다.

    happy ending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기로 맘 먹고 Happy wedding 이라는 카테고리를 신설, 결혼에 관한 얘기들을 정리하기로 한다. 지난 8월 만난 그녀와 결혼을 하기로 맘 먹은 것은 무엇보다도 그녀가 날 편하게 만들어 주기 때문이었다. 그런 의미에서 결혼은 인간이 선택할 수 있는 가장 이기적인 소유가 아닐까 싶다. 결혼에 관한 철학. 무엇을 하고 어떻게 살 것인가의 주체가 하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