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쇄를 찍자 (10/10)

중쇄를 찍자 (10/10)

중쇄를 찍자 (10/10)

추천합니다. 강력하게 추천합니다.

책이 나를 사람으로 만들어주었기 때문입니다.

위를 모두 제거하는 수술을 받은 후에 식사를 천천히 하기 위해서 드라마를 틀어 놓는 일이 많습니다. 밥을 천천히 꼭꼭 씹어 먹는 일은 생각보다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 드라마도 그렇게 어느 날의 식사와 함께 시작하게 됐습니다.

1회 시작부터 만화책에서 방금 튀어나온 것 같은 여자 주인공에 이어, 고독한 미식가의 마츠시게 유타카가 편집장으로 등장하더니만 한때 한국에서도 인기 절정이었던 오다기리 조가 부편집장으로 나오더군요. 그때부터 하루에 한두편씩 매일 봤습니다.

일본의 만화 시장은 크고 역사도 깊습니다. 어떤 작품들은 예술의 경지에 이르렀다고 생각하는데 바로 그 만화가들과 함께 작품을 만들어가는 편집자들의 이야기입니다.

‘중쇄를 찍자’의 장점은 보는 사람을 자극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크고 작은 갈등이 있긴 하지만 기본적으로 옳은 일을 열심히 하면서 문제가 해결되는 구조라 에피소드를 하나하나 보고 있으면 마음이 편하고 푸근합니다. 각박한 일상이 밝아지는 느낌.

게다가 여러가지 인기 만화가 탄생하는 편집계의 일화들도 흥미를 끕니다. 이런 풍경들이죠. 만화가는 등단하면 바로 ‘선생님’이라고 불리우게 되고 만화가와 ‘어시’는 단순 보조를 넘어 스승과 제자의 느낌도 있고 마감은 그 무엇보다 지키기 어려운 약속이고, 서점까지 뛰어나니는 편집자들과 앙케이트 투표, 전국의 공모전 등이 업계를 생생하게 그리고 있습니다.

음모와 살인, 배신, 압박 등에서 벗어날 수 있어서 좋았고, 멋지게 늙어가는 몇몇 배우들의 연기도 좋았습니다.

Similar Posts

  • 귀신이 산다 (7/10)

    추석 극장가를 노리기에는 이 정도로는 부족합니다.‘집’에 대한 한국인 특유의 집착과 정서를 영화의 소재로 삼은 것은 매우 독특합니다.초반부를 너무 우스꽝스럽지 않게 끌어가는 것도 긴장감을 살리는 데에 한몫을 하고 있고요.전체적인 줄거리를 너무 풀어서 보여주는 것이 다소 답답해 보입니다.또한 어디선가 본 듯한 장면들로 짜여진 화면들이 신선하지 않습니다.관객을 깔깔거리게 만다는 것은 차승원 혼자의 연기입니다. 그것은 돋보이는 부분이라 하겠습니다.코메디를 잘…

  • 밤과 낮 – 홍상수 (9/10)

    내 점수 : 9점(나야 뭐 홍상수 좋아하니)구름을 소재로 한 그림이 인상적이다.흘러가는 구름, 뭔가의 형태를 떠올렸다가 이내 사라지고 마는.사는 게, 그렇더라. 관련된 글: 잘 알지도 못하면서 (9/10) 홍상수 몰아보기 Mr.로빈 꼬시기 (4/10) 거룩한 계보 (4/10) 블러드 다이아몬드 (blood diamond) (9/10) 허니와 클로버 (Hachimitsu to Clover) (2/10) 21 (6/10) Sword of the Stranger (4/10)

  • 구타유발자들 (8/10)

    이 작품에는 익히지 않은 삼겹살과 살아있는 쥐를 먹는 것보다 더 지독한 날 것의 냄새가 진동한다. 이 역겨운 악취는 우리가 숨겨놓고 있거나 애써 외면하고 있던 심리적인 치부를 떠올리게 만드는데, 그 부끄러움은 바로 ‘폭력에 굴하는’ 자신의 모습이다. 그렇게 관객을 불쾌하게 만든다. 관객의 불편함, 그것은 정확하게 이 작품이 원하는 바이며 관객이 불쾌함과 거북함, 거부감을 토로할 수록 감독은 쾌재를…

  • 신석기 블루스 (1/10)

    45분여를 보다가 극장을 나왔는데, 그 뒤도 재미있을 거라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영화를 본 부분까지의 평가는 별 반개. 관련된 글: 터미널 (7/10) 하울의 움직이는 성 (Hauru no ugoku shiro) (8/10) 아일랜드 (The Island) (7/10) 엠파이어 선정 최고의 영화 100편 도어락 (2/10) 싱크 홀 (7/10) 스파이더맨: 노웨이 홈 (7/10) 서울의 봄

  • 음악. 4/100 만화로 보는 재즈 역사 100년 (남무성)

    ‘남무성’은 혼자서 이 책의 글을 쓰고 그림도 그려가며 100년여의 재즈 역사를 너무도 맛깔스럽게 정리했다.음악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다면, 혹은 좋아하는 재즈 아티스트가 한명이라도 있다면 이 책을 강력하게 추천한다. 나는 이 책 덕분에 사야할 음반 리스트가 한가득이 되었다. 관련된 글: 만화. 맛있는 관계. 사토루 모키무라 만화. 피바다 학생작품집 1 Akiko Hatsu – 꿈 그리고 환상 26/100 만화…

  • 군도 (3/10)

    나라면 이 영화를 어떻게 만들었을까? 석양을 향해 질주하는 말 탄 무리들의 엔딩 장면에서 절정에 이르는 시종 일관 귀를 거스르는 서부 영화 풍의 배경 음악. 쓸데 없이 흩날리는 벚꽃 잎과 눈 부신 역광의 햇살에 상투성을 더하는 결투의 클리셰. 뭉치면 백성이고 흩어지면 도적이라는 외침처럼, 처음부터 끝까지 그 어떤 모순이나 갈등 없는 정직하고 순진한 서사. 마동석, 강동원, 하정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