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문. 아무것도 없는 방에 살고 싶다

산문. 아무것도 없는 방에 살고 싶다

가구, 옷, 식기 등 소유물을 극단적으로 줄이면서 정말 필요한 것만 가지고 사는 사람들을 일본에서는 ‘미니멀리스트’라고 부르는 모양입니다. ‘단샤리’라고도 하고요. 소유물이 그 사람의 삶을 대신하지 않고 불필요한 낭비를 줄이는 게 효율적이라는 데 크게 동감하며 읽고 있는 책입니다.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물건을 필요한 것만 최소한으로 남기고서 홀가분하게 사는 라이프 스타일

산문. 아무것도 없는 방에 살고 싶다

제게 심플한 생활이란 물건을 전부 배제하는 것이 아니라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물건, 그리고 인생에서 소중한 인연으로 만난 물건들을 집 안 곳곳에 조금씩 놓아두는 데서 오는 만족감 같은, 그런 느낌이에요. 사는 데 꼭 필요한 물건이란 건 사실 뜻밖에 그리 많지 않아요.

물건의 적당량을 확인하는게 아주 중요합니다. 물건의 적당량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수납 상자를 최후의 수단’으로 인식해야 한다. 수납상자를 쓰면 처음에는 물건을 구분해서 정리하다가도 결국은 안에 적당히 물건을 쑤셔 넣고 만다. 그런데도 뚜껑만 닫아두면 겉으로는 깔끔하게 보이기 때문에 안에 든 물건의 존재감을 잊게 된다.

내게 필요한 물건인지 아닌지를 구분짓는 경계선은 ‘일 년’으로 잡는다. 일 년 이상 사용하지 않은 물건이라면 필요없는 물건으로 분류하고 과감히 버리는 것이 좋다. 만약 버리기가 망설여진다면 다시 한번 확인 과정을 거쳐도 좋다. 버릴까 말가 망설이고 잇는 물건을 수납장 안에 넣은 후 일년 간 사용하지 않고 지내보는 것이다. 만약 그 물건 없이도 생활하는 데 아무 불편이 없었다면 필요 없는 물건이라고 판단해도 무방하다.

전 아무 것도 없는 상태에서 맨손으로 싸우고 싶어요. ‘이 물건을 갖고 있으니까’ 하는 심리로 자신을 과시하는 것이 정말로 싫습니다…. 미니멀리스트 사이에서는 이런 것들을 ‘기호’라고 부른다. 그는 물건을 소유한다는 건 결국 사회적 신분이나 계급과 연결되는 기호를 가진 것에 지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오늘날의사회는 이런 기호성만을 보고 있죠. 하지만 저는 그런 기호 따위에 얽매인 생활은 싫습니다. 그보다는 더 자유롭고 즐거운 인생을 살고 싶어요

앞으로 사용하게 될지도 모르는데? 라고 생각하면, 이 세상에 필요하지 않은 물건은 없거든요. 버릴 지 말 지의 판단은 어느 정도 훈련으로 익숙해져요.


에피소드를 넘기다 보니 ‘정리 전문가 자격증’이라는 표현이 나오는데 ‘미니멀리스트”로 살기 위해 일단 정리 자격증을 딴다’는 것이 웬지 이율배반적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흥미가 반감됐는데 좀 더 읽어 보니 정리가 필요한 사람들을 도와주는 역할을 하는 것 같습니다.

정리가 필요한 사람들의 집을 찾아가 생활에 필요한 물건과 불필요한 물건을 스스로 구별해 정리할 수 있게 이끈다. 도움을 청해 온 고객이 물건을 버릴 지 말 지 망설일 때는 조언을 하기도 하지만, 그녀가 버릴 물건을 결정하는 일은 절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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