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9/10)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9/10)

http://www.imdb.com/title/tt0901487

마카로니 웨스턴의 한국식 변주, 악당도 영웅도 없는 혼란한 세계. 침탈당한 조선과 제국주의 일본의 구도 같은 건 애초에 없다. 먼지 가득한 만주의 뒷편 어딘가에 있는 배경일 뿐이다. 그들은 모두 그렇게 ‘조선을 떠나 오면서 모든 것을 잊은’지 오래된 타자일 뿐이다.
우리는 이 작품에서 흙먼지 날리며 적들을 떨어뜨리는 총잡이 이상을 기대하지 않는다. 추풍낙엽처럼 떨어져 나가는 적들의 실체가 일본군이든 마적이든 만주족이든 사실 별 상관 없다. 그렇다. 그것은 애초에 원더걸스가 현대 자동차 파업 현장에 나타나리라고 기대하지 않는 것과 비슷하다.
그러나 김지운을 보라. 그의 필모그라피를 보고 있자면 작가 정신과 스타일을 맞바꾸고 있는 듯한 기분이 들지 않는가? 그의 근작은 세련미의 극치를 보여주고 있지만 그만큼의 여운은 없다.
이런 변화가 영화를 보는 내내 나를 불편하게 만들었는데 내게는 김지운 감독이 이렇게 이야기하는 것처럼 들렸다.


“그래? 돈 없이 영화 찍을 수 있나?”


1. 인류멸망보고서 (2008)
2.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2008)
3. 달콤한 인생 (2005)
4. 장화, 홍련 (2002)
5. 쓰리 (2002)
6. 커밍아웃 (2001)
7. 반칙왕 (2000)
8. 조용한 가족 (1998)
9. 사랑의 힘 (1998)

Similar Posts

  • 어벤저스 인피니티 워 Avengers: Infinity War (2018) (8/10)

    IMDb 내 점수 : 8점미처 기억할 수 없을 만큼 많은 히어로들이 등장하는데도 이질감 없이 말끔한 스토리를 짜낸 것이 헐리우드의 저력이겠다. 어벤저스 인피니티 워의 원작을 보지 못했지만, 마블 코빅스의 방대한 세계관과 작품을 생각해보면 원작의 중요성은 격감한다.킬링타임을 위해 슥슥 넘겨볼 수 있는 영화지만, 영화를 보는 내내 ‘타노스는 과연 악당인가’하는 의문을 떠올리게 만드는 것으로도 제 값은 했다고 생각한다.  관련된…

  • 이터널 선샤인 (9/10)

    related imdb : http://www.imdb.com/title/tt0338013/This movie is pretty ‘nice’At the first sequence, Joel says “nice” to Clementine when he feels awkward, prosaic, shy, etc.The Joel’s ‘nice’ is not nice any more, I think it’s near the sharing feelings with his spiritual partner.Seeing lovely memory is erased – like Clementine’s erased face, falling the roof down, disappeared…

  • 아미 오브 더 데드 (3/10)

    추천하지 않습니다. 조지 로메로의 ‘살아있는 시체들의 밤’ 이후로 무수한 좀비 영화가 만들어졌고, 이제 웬만한 변주로는 식상함을 이기기 어렵습니다. 그 진부함에 대항하여 시간과 공간, 사람 사이의 관계를 비틀고 쥐어 짜 보지만 이제 더 이상 새로운 좀비는 나올 수 없습니다. 조선 시대로 돌아가 보거나(킹덤) 세기말의 아포칼립스를 배경으로 대기업의 비리와 엮거나(레지던트 이블) 혼자 살아 남아 세계를 견뎌보거나(나는 전설이다)…

  • X-Men: The Last Stand (5/10)

    related imdb : http://www.imdb.com/title/tt0376994/“특수효과의 사용과 기법에 대한 이해” 정도의 강의에 어울릴 법한, 적절하고 잘 조화된 특수효과 이외에는 건질 게 없는 영화. 전작에서 강한 개성을 드러내던 여러 캐릭터는 대상 조차 알 수 없는 미국식 영웅주의에 함몰되어 스러져 버렸고 각 캐릭터의 대사는 무의미하고 공허한 외침으로 메아리칠 뿐이다. 브라이언 싱어의 수퍼맨을 기다려 본다. 관련된 글: NYT가 소개하는 1,000개의…

  • 강적 (1/10)

    넘침은 모자람만 하지 못하니.과도한 내러티브, 과도한 액션, 과도한 의욕. 관련된 글: 라디오스타 (8/10) 내 깡패 같은 애인 (7/10) 별을 쫓는 아이 (7/10) 대부 (10/10) 레버넌트 (9/10) 남한산성 (6/10) 퍼펙트맨 (6/10) 코쿠리코 언덕에서 (7/10)

  • 한반도 (2/10)

    엉성한 스토리와 산만한 구조, 게다가 한숨 나오는 설교까지. 관련된 글: 똥개 (5/10) 싱글즈 (8/10) Ken Park (8/10) 태극기 휘날리며 (9/10) 품행 제로 (7/10) 시실리 2Km (8/10) 투모로우 (4/10) 신석기 블루스 (1/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