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수경

  • 불취불귀<不醉不歸>: firefly

    오늘은 허수경 시인의 시를 파이어플라이에 넣어보았습니다. 무드보드에서 이것저것 10여장 정도 만들었는데 모두 사랑의 이미지가 나왔습니다. 눈치 빠른 AI군요. ㅋㅋ Prompt: 시 전문 불취불귀<不醉不歸> 어느 해 봄 그늘 술자리였던가그때 햇살이 쏟아졌던가와르르 무너지며 햇살 아래 헝클어져있었던가 아닌가다만 마음을 놓아 보낸 기억은 없다 마음들끼리는 서로 마주 보았던가 아니었는가팔 없이 안을 수 있는 것이 있어너를 안았던가너는 경계 없는 봄…

  • 빌어먹을, 차가운 심장 #허수경 #시 #싯구 #죽음

    어찌어찌 하다가 늦은 저녁 허수경을 꺼내 들었다. 다시 한번 이런 시인이 이제는 없다니, 공기처럼 아무 것도 남기지 못한 나는 시인의 죽음 앞에 무능력의 좌절과 답답함을 깨달을 뿐이다. 심장은 뛰는 것만으로도 인간의 가장 뜨거운 성기가 된다. 집으로 선뜻 들어설 수 없는 마음 강으로 간다 다 보내고도 아직 내 마음에 차 있는 정다운 쓰림아 저녁 오지 않는다…

  • 무상 #소진 #쇠약 #평정 #아쉬움 #지루함

    며칠 전 아침 일찍 휴맥스빌리지 앞에서 피켓을 들고 서있던 날, 옆에 섰던 동지와 잡담을 나누다 불쑥 속마음을 늘어놓게 됐다. “이만하면 다 산 것 같아요. 하고 싶은 일도, 해야 할 일도 대충은 해봤고” 말을 뱉어놓고 아차 싶었는데, 그가 갑작스런 사랑 고백을 들은 것처럼 당황했기 때문이었다. “그래도 아직 재밌는 게 많을껄요” 삶이 고통이라는 부처의 진리를 깨닫지는 못했지만…

  • 허수경 시인만큼 나이 먹었다

    최근에 읽은 책 중에서 가장 울림이 큰 책은 허수경 시인의 유고 산문 ‘오늘의 착각’이었습니다, 시인은 (아마도 먼 타향 독일에서) 말 한마디 없었지만 세월호의 참사를 악몽으로 견디고 있었습니다. 세월호가 가라앉고 아이들이 바다에서 생매장을 당하고 뒤 내 잠자는 방은 끔찍한 바닷속으로 변했다. 죄스러움, 도저한 공포, 무력의 조류가 방안을 장악하기 시작했다. … 고요한 사유의 시간은 커녕 이대로 가다간…

  • 수수께끼.허수경

    위를 모두 제거한 후로 식사 후에는 45도 정도 등을 기대어 음식물이 빨리 내려가지 않도록 하고 있습니다. 재택 근무를 하거나 휴일에는 잘 지키는 편이고 그렇게 천천히 소화시키는 날과 그렇지 않은 날의 컨디션 차이는 꽤 큽니다. 그리고 그 소화 시간에는 정말 참을 수 없는 졸음이 퍼붓습니다. 불완전한 소화를 돕기 위해 체내의 에너지가 모두 소화 기관으로 쏠리기 때문이…

  • 계절 산문. 박준

    시집 박준. 당신의 이름을 지어다가 며칠은 먹었다를 읽고나서 그의 글이 마음에 들어 다른 책들을 읽어보고 있습니다. 또 다른 시집 ‘우리가 함께 장마를 볼 수도 있었습니다’도 좋았고 산문집 ‘운다고 달라질 일은 아무 것도 없겠지만’도 좋았습니다만, 가장 마음에 든 책은 바로 이 책입니다. 결코 나이가 많다고 볼 수 없는 이 시인은 어쩌다가 노포를 좋아하고 어쩌다가 노문인들과 교류를…

  • 박준. 당신의 이름을 지어다가 며칠은 먹었다

    방 불을 끄고 누워 전자책을 읽다가 이런 시는 남겨두어야겠다 싶어 부랴부랴 일어나 컴퓨터 앞에 앉았습니다. 종이책은 사진을 찍어 올리는 맛이 있는데, 전자책은 사진을 찍으면 재미가 없고 캡처도 되지 않아서 천상 타이핑을 해야겠습니다. 박준의 시는 전반적으로 약간 슬픕니다. 죽음의 향내가 채 가시지 않았지만 그마저도 눈물이 말라 쓸쓸한 풍경을 연상케 합니다. 일상의 소소한 풍경들에서 정서적으로 닿지 않는…

  • 어느날 애인들은. 허수경

    나는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누구인지 알지 못한다. 애인이 보낸 편지를 받지 못한 채 갑자기 나이가 들어버렸고, 그 순간 내 마음 속에 있는 보석같은 순간들이 모두 별자리가 되어 하늘로 올랐다. 별이 환히 빛나는 밤하늘 아래 어딘가 나는 쓰러졌다. 그 위로 차가운 바람이 불어 온다. …

  • 시. 혼자 가는 먼 집, 불취불귀 – 허수경

    당신…당신이라는 말 참 좋지요. 그래서 불러봅니다.킥킥거리며 한때 적요로움의 울음이 있었던 때, 한 슬픔이 문을 닫으면또 한 슬픔이 문을 여는것을 이만큼 살아옴의 상처의 기대. 나 킥킥…당신을 부릅니다. 단풍의 손바닥, 은행의 두갈래 그리고 합침 저 개망초의시름, 밟힌 풀의 흙으로 돌아감. 당신….킥킥거리며 세월에 대해 혹은사랑과 상처, 상처의 몸이 나에게 기대와 저를 부빌때 당신….그대라는자연의 달과 별… 킥킥거리며 당신이라고…금방 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