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 더 퍼스트 슬램덩크 (10/10)

    슬램덩크를 재미있게 보셨다면 추천합니다. 다케히꼬 이노우에. 그 이름을 아직도 기억하고 있습니다. 이 작품은 이노우에가 얼마나 뛰어난 아티스트인지 보여주는 장면들로 가득차 있습니다. 해변에 와 부서지는 파도의 거품, 해가 넘어가는 황혼의 구름, 턱을 타고 떨어지는 땀방울, 77-76 1점차로 역전한 후 무음으로 일관하는 긴 시퀀스, 움직이는 수채화를 보는 듯한 동화, 특히 더 돋보인 부드러운 움직임, 배경음악 등등 말입니다….

  • 호텔 아르테미스 (8/10)

    재미있네요. 상상력이 재미있는 영화를 좋아하거나 조디 포스터에 애정을 갖고 있다면 추천합니다. 주연: 조디 포스터. 크레딧의 이 문구 하나만 보고 감상을 시작했습니다. 아, 깜짝 놀랍게도 조디 포스터는 이미 할머니가 되어있었습니다. 내가 먹은 나이만큼 그녀도 나이를 먹었을텐데 기억 속의 조디 포스터는 플라이트 플랜이나 패닉룸, 넬, 양들의 침묵 같은 영화 속 모습들 뿐이었으니 놀랄만했지요. 2028년 LA를 배경으로 근미래를…

  • 아이 유스트 비 페이머스 (9/10)

    또 하나의 재미있는 음악 영화가 나왔습니다. 도입부가 아주 흥미로웠습니다. 보이그룹에서 승승장구하는 소년들의 콘서트, 두근거리는 대기실을 나와 관객들이 환호하는 무대에 서서 양팔을 벌려 스포트 라이트를 받습니다. 그리고 바로 20년 후로 넘어갔습니다. 채 5분도 되지 않는 이 시퀀스에서 바로 영화에 몰입하게 됐고 도입 시퀀스는 많은 것을 이야기해주고 있었습니다. 스타, 음악, 시간, 시간이 지나 변하는 것들(things changed라는 대사가…

  • 글로우: 레슬링 여인 천하 (9/10)

    추천합니다. 최소한 시즌1은. 2017년에 시즌 1이 만들어졌고 현재 시즌3까지 제작됐습니다. GLOW는 실제로 1986년에 만들어진 여성 레슬링 프로모션이었습니다. Gorgeous Ladies of Wrestling의 머릿글자이면서 타들어가며 빛나는 여자들에 대한 중의적인 표현이라고 생각됩니다. 이 드라마는 GLOW를 소재로 하고 있지만 레슬링 이야기가 아니라 여성 레슬러의 이런 저런 에피소드를 엮어서 만들어진 코믹 드라마입니다. 1980년대의 미국을 배경으로 마약, 인종 차별, 테러리즘 같은…

  • 애드 아스트라 (10/10)

    추천합니다. 한번도 우주에 나가본 적은 없지만, 우주를 여행한다면 그리고 근미래에 인류가 우주에서 살게 된다면 이런 모습이지 않을까 하는 사실감을 느꼈습니다. 우주 장면 대부분은 지극히 어둡고 메말라 있고 폭발 장면에서도 아무 효과음이 들리지 않습니다. 당연히, 우주에는 음파를 전달한 공기가 없으니까요. 2019년에 나온 이 작품을 어째서 아직 모르고 있었을까는 큰 의문이지만 최근에 본 SF 영화들 중에서 이렇게…

  • 천문: 하늘에 묻다 (9/10)

    추천합니다. 지난 여름 이천에 있는 세종대왕릉을 다녀왔습니다. 왕릉 올라가는 길 주변에 세종왕이 제작한 여러 천문 기구와 관측 기구들이 실물크기로 전시되어 있었는데 그 과학 기구들이 어떤 용도로 왜 만들어졌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허진호 감독은 역시 ‘8월의 크리스마스’죠. 그 영화가 개봉하던 저는 암수술을 받고 항암치료와 방사선 치료로 고통스러운 때였었기 때문에 초원 사진관에서 미소를 짓던 ‘정원’의 마음이 정말로…

  • 삼국지.넷플릭스 (8/10)

    추천합니다. 총 95화나 되는 이 작품을 어느 때는 매일 매일 연달아 이어 보기도 했고 또 한참은 아예 보지 않기를 반복하다가 이제 84화를 보고 있습니다. 스토리야 익히 알고 있는 것이니만큼 각 캐릭터를 어떻게 해석하고 그들이 어떤 대사를 내뱉는 지가 훨씬 더 재미있는 요소인데, 그런 면에서 이 작품은 위나라의 조조를 꽤나 높이 평가하고 있습니다. 저는 삼국지에서는 무조건…

  • 한산: 용의 출현 (8/10)

    시원하네요~ 추천합니다. 한산:용의 출현(이하 한산)은 잘 만든 영화인데, 무엇이든 과하지 않고 적당하다는 면을 높이 평가합니다. 극락도 살인사건, 최종병기 활에서 보여준 이런 조화로운 배합 기술이야 말로 김한민 감독의 장점이었고, 임진왜란이 ‘의와 불의의 싸움’이라는 것에는 동의하지 않지만 역사물를 소재로 한 오락물로서는 지나치게 가볍거나 무겁지 않게 중심을 잘 잡았습니다. 특히 재미있었던 것은 노량:죽음의 바다를 거쳐 이번 작품 한산을…

  •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 (8/10)

    청소년들과 같이 볼만 합니다. 리만 가설과 입시 지옥과 학문의 자유를 잘 버무려 그럴싸한 작품이 탄생했습니다. 특히 최민식의 연기가 빛을 발합니다. 최민식의 필모 중에서 기억나는 작품들은 역시 올드보이가 첫번째 이어서 드라마 서울의 달, 그리고 파이란, 취화선, 쉬리, 해피엔드 등이고 이 작품들 모두 2000년대 초반 작품(서울의 달은 94년도 작품이네요)입니다. 20여 년이 지난 지금 최민식은 더이상 뜨겁지도 젊지도…

  • 영광의 깃발 (6/10)

    남북전쟁에 최초로 만들어진 흑인 부대(54연대)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흔한 전쟁 역사물과 달리 고난을 겪고 성장하는 군인이나 그들의 끈적한 우정 등은 별로 없습니다. 그런데 재미있게 봤던 것은 (아마 고증이 된) 그 당시의 전투 장면들이었습니다. 전투는 마주보고 횡대로 선 대열로 이뤄지는데 방어하는 쪽은 대열을 갖춰 총을 쏘고 공격하는 쪽은 그것을 견디며 앞으로 전진합니다. 재장전 시간은 매우 길어서 공격…

  • 헤어질 결심 (10/10)

    (마침내)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강력하게 추천합니다. (롤랑 바르트류의) ‘해석의 무한성’에 관심이 있다면 모든 씬과 대사에서 숨은 의미를 찾고 해석하는 재미를 제대로 즐길 수 있습니다. 저는 도입부에서 한동안 화면 자체가 매우 불편하고 받아들이기 힘들어 지루하기까지 했는데 그것은 정통적인 영화 문법에서 사용하지 않는 앵글과 구도 때문이었습니다. 마주보고 대사를 주고 받는 장면에서 화자와 청자의 위치가 거울을 통해 왜곡돼 기준없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