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렌즈 후쿠오카
|

프렌즈 후쿠오카

프렌즈 후쿠오카

후쿠오카를 가고 싶은 마음이 아주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후쿠오카를 가기 위해 이 책을 고르지는 않았습니다.

도서관에 가면 눈에 들어오는 책이 정말 많은데 특히 이런 여행 안내 서적은 한두권이라도 뒤적이지 않고는 지나칠 수 없습니다. 코로나가 끝나가면서 다시 해외여행이 증가하는 탓인지 도서관에는 신간 여행 서적이 부쩍 많이 들어오고 있었습니다.

저는 이런 여행책을 (여행의 목적 없이) 즐겨 읽는데 아마 새로운 것에 흥미가 많은 성격에 낯선 지명과 음식, 풍경 등에 매료되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유후인과 벳푸를 비교한 글과 사진을 보며 감탄하고 있을 때 한가지 재미있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가본 적이 있거나 경험한 적이 있는 항목을 더 열심히 읽고 있다는 것입니다.

공항에서 버스나 지하철을 타고 시내로 나오는 방법을 읽으면서 ‘지하철 노선이 2개 밖에 없네? 도쿄에 비하면 거저 먹기’라고 생각했고, 이치방 라멘이나 돈키호테 같은 프랜차이즈 설명에서는 ‘여기는 굳이 갈 이유가 없는데?’라고 생각했고, 쇼핑몰 아뮤 플라자 항목에서는 ‘오, 긴자나 신주쿠만큼 화려하군!’이라고 생각하는 것이죠.

부분적인 경험으로 전체를 파악할 수 없음에도 대부분의 인간은 자신의 경험이 유일무이한 진리인것처럼 행동하고 사고합니다. 어리석은 줄 알지만 각자가 겪은 경험만큼 확신을 주는 사실도 없습니다.

이런 생각 끝에 다다른 결론은 인간은 자기 확신의 함정에 자기도 모르게 빠질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맨처음 여행책을 읽기 시작한 의도(새로운 지명, 음식, 풍경 등에 대한 정보에 대한 호기심)보다는 이미 알고 있던 (혹은 알 것 같은) 정보에 대한 확인으로 끝나는 것을 깨달으면서 ‘호기심을 잃지 말라’는 격언을 다시 한번 떠 올렸습니다.

Similar Posts

  • 나는 공산주의자다

    생일 선물로 여기저기서 책을 많이 보내주셨다. 감사드린다. 오늘 받은 책은 몇 장 읽지도 않았는데 눈물이 핑돌아 더이상 책을 읽을 수가 없었다. 나는 공산주의자다 1 – 허영철 원작, 박건웅 만화/보리 바로 이 책이다. 서른 여섯에 감옥에 들어가 비전향 장기수로 36년을 보내고 일흔 둘에 나온 허영철 선생의 이야기. 한창 젊은 시절을 보내고 나이 들어 흉하게 죽는 것이…

  • 산문. 소유란 무엇인가. 조제프 크루동

    이토록 힘찬 아나키의 근본이여. 어제부터 읽기 시작한 피에르 조제프 프루동의 소유란 무엇인가에 감명 받고 있습니다. 1장의 첫구절을 잠깐 보세요. 만일 내가 <노예제란 무엇인가?>라는 물음에 답해야만 한다면, 그래서 내가 한마디로 <그것은 살인이다>라고 답한다면, 나의 생각은 당장 이해될 것이다. 인간에게서 사상, 의지, 그리고 인성을 빼앗을 수 있는 권력은 곧 생사여탈의 권력이며, 한 인간을 노예로 만드는 것은 그를…

  • 소설. 냉정과 열정사이. blue

    냉정과 열정사이.blue는 남자, 쥰세이 아카다의 이야기이다. Rosso편을 읽으면서 기대되는 부분이라고 했던 내용은,예상과 크게 다르지 않아서 조금은 흥미가 떨어지기도 한다.로쏘와 블루를 두개의 다른 작품이라고 본다면,‘소설’이라는 측면에서는 블루가 훨씬 빼어나다고 할 수 있다.스승 조반니와의 갈등과 복원사로서의 쥰세이가 겪는 일상의 이야기들이,아오이에 대한 사랑과 묘하게 엮여가면서 뿜어내는 긴장감과 흥미.아쿠타가와상을 수상한 작가의 저력이 저력이 엿보인다.그렇지만 이 소설은 결정적인 몇 단락에서정말이지…

  • 산문. 6/100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 –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이세욱 옮김/열린책들 지난 달 다녀온 도서박람회에서 싸게 얻어온 책 중의 하나.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개미’는 정말이지 뛰어난 작품이라고 생각했는데, 웬일인지 그 후속작인 신/나무/뇌/타나토스 등에는 이상하게 손이 가지 않았다. 이 책은 지식을 가진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를 잘 설명해주는 것이다. 객관적인 사실을 바탕으로 그것을 왜곡하지 않고 재해석하거나 더 큰 의미를…

  • 뎅이와 큰댁에 다녀오다.

    작가로 키우려고 호시탐탐 노리고 있는 뎅이. 국자의 압박. 호빵 같이 나왔다며 여동생이 삭제를 원했던. 보는 것과 찍히는 것은 확실히 다른. 관련된 글: 민둥산에 다녀오다 강천산 가다 퇴근길. 백화점 사진 몇장. 경칩 전야 폭설을 찍다. 광복절 기념 월악산 야유회 어머니 보시구랴 원당 종마공원, 중남미 문화원 강릉 여행

  • 시. 패배는 나의 힘 – 황규관

    어제는 내가 졌다그러나 언제쯤 굴욕을 버릴 것인가지고 난 다음 허름해진 어깨 위로바람이 불고, 더 깊은 곳언어가 닿지 않는 심연을 보았다오늘도 나는 졌다패배에 속옷까지 젖었다적은 내게 모두를 댓가로 요구했지만나는 아직 그걸 못하고 있다사실은 이게 더 큰 굴욕이다이기는 게 희망이나 선(善)이라고누가 뿌리 깊게 유혹하였나해야 할 일이 있다면 다시 싸움을 맞는 일이게 승리나 패배보다 먼저 아닌가거기서 끝까지 싸워야눈빛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