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은, someday

이상은, someday

젊은 날엔 젊음을 모르고
사랑할 땐 사랑이 보이지 않았네
하지만 이제 뒤돌아보니
우린 젊고 서로 사랑을 했구나

‘젊은 날엔 젊음을 모르고’ 갑자기 떠오른 가사 때문에 스포티파이에 가사로 검색을 하니 이 노래가 검색 결과로 바로 나왔다. 궁금한 건 곡에 가사 정보가 없는데 어떻게 찾아냈을까 하는 점. 그러나 음악과 가사가 주는 그 나른한 평온함에 궁금증은 곧 대수롭지 않은 것이 되고 말았다.

키가 껑충했던 소녀 가수는 어떻게 지내나 잠시 구글링을 해보니 별 소식은 없었다. 그런데 생년을 보니 나하고 동갑이었다. 웬지 반가웠다. 오래된 기억을 정확히 같은 나이에 공유하고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

십여년 전에 화가가 되었다는 소식을 들었고 또 십여년 전에는 영화 감독을 한다고 들었던 것 같기도 하다. 자유로운 영혼이구나 싶었고 부럽기도 했었다.

그녀도 나도 이제 더 이상 젊지 않은 나이인데 그렇다고 지금의 내가 젊음에 대해 잘 아는가 하면 그건 또 아니다. 뜨겁고 거침 없고 어리석지만 후회 없는 그런 시간들인가? 알 수 없다. 젊음은. 오히려 모든 미숙함을 떨쳐낸 지금이 내 스스로에게는 완숙한 젊음 아닌가?

오전에 성남시 청소년 단기쉼터에 가서 중식 봉사 활동을 했다. 그곳은 어떤 이유에서든 갈 곳 없는 청소년들이 머무는 곳이었는데 안나의 집을 운영하는 수녀님이 지원을 받아 운영하고 있었다. 서울은 구 단위로 그런 시설들이 있다고 하는데 그 외 지역과 지방은 그렇지 않은 모양이었다.

쌀국수와 월남쌈, 파인애플 볶음밥을 준비하고 있는데, 중학생쯤 되어 보이는 학생이 점심 메뉴가 무엇인지 물었다. 쌀국수라고 답하니 자기는 쌀국수를 한번도 먹어보지 못했다고 했다. 동정이나 안타까움은 아닌데 마음은 좀 아팠고 그저 비슷한 또래인 큰아들과 작은 아들 생각도 났다.

엊저녁에 본 traveler와 tourist의 차이에 대한 짧은 영상이 생각났다. 관광안내서를 펼치는 사람 옆에서 ‘우리는 관광객이 아니라 여행자야, 인생은 온갖 경험으로 가득하지. 그런데 왜 남들이 가는 곳만 찾아가려는 거지? 지도를 덮고 새로운 경험으로 우리의 삶을 채워보자’

인생이 결국 누적된 경험이라는 사실에 비추면 우리는 모두 관광객이 아니라 여행자가 되어야 할 것이다. 여행은 쌀국수를 먹어 본 경험이 있느냐 없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쌀국수를 먹어 볼 기회를 찾아가느냐 마느냐에 달린 것 같다. 점심 식사로 만난 열댓명의 젊은 (젊다기 보다는 어린) 친구들이 각각 멋진 여행자가 되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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