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 H님께

    회식을 먼저 마치고 바삐 돌아오는 내내 남은 말들이 입안을 맴돌았습니다. 제가 조금 더 건강했다면 혹은 술을 함께 마실 수 있다면, 마주 앉아 전했을 말들을 몇자 옮겨봅니다. 임단투가 조합원을 조직화하기 좋은 시간이라는 제 말에, “아프니까 청춘이다 같은 말을 하고 싶은 겁니까?”라고 되물었던 게 계속 마음에 남았어요. 오해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나는 당신의 고통을 누구나 겪어야 하는 통과의례로…

  • 서울의 봄

    늦었지만 ‘서울의 봄’을 봤습니다. 죄를 지은 사람이 더 많은 부와 권력을 잡는 한국의 역사가 아직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죄를 짓지 않으려는 사람은 더 불행해집니다. 이런 ‘단죄’의 부재가 대한민국의 역사의 뿌리에 깔려있고 그로 인해 대한민국은 썩어갑니다. 전두환도 노태우도 그 외의 많은 신군부의 죄인들은 호의호식하며 권력을 휘둘렀습니다. 물론 일부 죄값을 치르기도 했지만, 그들의 죄에 비하면 언 발에…

  • 영광의 깃발 (6/10)

    남북전쟁에 최초로 만들어진 흑인 부대(54연대)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흔한 전쟁 역사물과 달리 고난을 겪고 성장하는 군인이나 그들의 끈적한 우정 등은 별로 없습니다. 그런데 재미있게 봤던 것은 (아마 고증이 된) 그 당시의 전투 장면들이었습니다. 전투는 마주보고 횡대로 선 대열로 이뤄지는데 방어하는 쪽은 대열을 갖춰 총을 쏘고 공격하는 쪽은 그것을 견디며 앞으로 전진합니다. 재장전 시간은 매우 길어서 공격…

  • 산문. 2/100 광기와 우연의 역사. 스테판 츠바이크

    역사가 뒤바뀌는 중요하고도 희귀한 그 찰나의 시간,그것을 움직이는 것은 우스꽝스럽게도 매우 비합리적이고 우연한 사건에 기인한다는 것을 설파하고 있다. 몇몇 중요한 역사적 사건들을 나름의 시각으로 재구성하고 있고 가볍게 흘려 읽기에 좋은 에세이.– 남극에서 얼어죽은 비운의 탐험대장 스콧– 동로마 제국을 정복한 오스만 튀르크의 잔인한 무하마드– 태평양을 처음 발견한 발보아– 대서양에 해저 케이블을 설치한 사이러스 필드등의 이야기는 재미있으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