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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극기 휘날리며 (9/10)

태극기 휘날리며 – 한국영화의 잣대가 되다.
‘태극기 휘날리며'(이하 태극기)를 봤습니다.

이 영화의 첫번째 가치는,
2004년 현재 한국(대작)영화의 수준을 가늠하는 기준이 된다는 것입니다.영화가 철저하게 조직된 일체의 시스템을 통해서 구축하는 종합 예술임을 감안할 때,
태극기는 한국 영화계가 보여줄 수 있는 최고의 시스템과 기술 수준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일전에 장선우 감독의 ‘성냥팔이 소녀의 재림’이 100억이 넘는 제작비를 가지고도 자멸하는 작태를 보여준 것에 비하면, 감동적인 수준인 것입니다.
이 영화의 두번째 가치는,
한국전쟁을 이데올로기로 바라보지 않고 있다는 점입니다. 그리하여 태극기는 한국사에서 가장 비극적인 장면인 한국전쟁을 인간의 근원적인 문제로 승화시키는 고급스런 text로 바꿔놓고 있습니다.
진부하게 들릴 수도 있으나, 이러한 역사인식은 진정한 한국의 근대화 및 민주화에 필수적인 기제입니다.
역사성과 상업성을 동시에 획득하고 있는 보기 드문 경우라 하겠습니다.
무엇보다도 이 영화의 가치는,
시나리오를 담당한 작가 한지훈 군에게 큰 힘이 될 것이라는 점입니다.
知友의 큰 성공을 빌어 마지 않으며, 이 영화의 마지막 별 하나는 그의 가슴 속에 남겨두겠습니다.
🙂
ps for mamet. 영화는 거의 대박이 예감된다. 그 어설픈 **도에 비하면, 태극기는 오로지 작품성 하나만으로도 천만은 가뿐하게 넘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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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극기 휘날리며 (9/10)”의 6개의 댓글

  1. 한국의 영화 관객들들 너무 하대하시는 거 아닌가요?
    🙂
    한국의 많은 영화제에 초청된 외국의 영화 관계자들이
    놀라면서 부러워하는 것은 한국 관객의 영화보는 -애정도 있고, 깊이도 있는-눈입니다.
    그런 소리를 들어도 좋을만큼 한국 관객들의 수준은 높다고 저도 생각하고요,
    그런만큼 이 영화에 대해서 우려하는 방식으로 접근하는 사람은 많지 않을 거라고 봅니다.
    ps. 실미도가 북파 공작원에 대한 실체규명의 동기가 된다고요? 대한민국의 제도정치권이 영화 한편 때문에 움직일 거라는 기대는 애초에 접으시지요.

  2. 모든 상황이 뒤바뀌어 있다면, 그러면 이 영화는 어떤 영화인가요?
    이진석, 이진태 형제는 평양에서 잘 살고 있던 북한 토박이였으며
    인민군으로 징집되어 전쟁터로 끌려갑니다.
    인천에서 상륙한 미군들 때문에 북으로 밀리기 시작합니다.
    미군들이 제주에서 양민을 학살하고, 우익 청년단원들이 눈 뜨고 볼 수 없는 고문을 자행합니다.
    동생이 죽었다고 생각한 형 이진태는 남한으로 투항, **부대의 선봉에 섭니다.



    내러티브가 이렇게 바뀌어도 이 영화는 바뀌지 않습니다.
    여전히
    참으로 비극적일 것입니다.
    모든 상황이 뒤바뀌어 있다면, 그러면 이 영화는 어떤 영화인가요?

  3. 네..바로 그 점이라 생각합니다.
    내러티브가 설정하신 데로 바뀌어도 동족상잔인 한국전쟁은 참으로 비극적일 것입니다. 외세를 배제한 ….
    만일, 미군이 양민 학살을 하는 장면이 나온다? 문제가 심각해 질걸요?

  4. 저도 시나리오를 썼었는데,
    그때 다짐했죠.
    시사회 표 달라는 놈들 하구는 안 논다!
    영화, 7000원씩 꼬박 내면서
    3번 봤습니다.
    저 이쁘죠? ^^
    정말 정말 고생하셨습니다.
    축하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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