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잠 속 아버지
집에서 식사를 하고 나면 침대에 비스듬히 누워 시간을 보낸다. 위 절제 수술 후 음식물이 소장으로 너무 빨리 내려가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위절제 수술을 받으면 위의 저장 기능이 약해져 음식이 너무 빠른 속도로 소장으로 이동하게 되는데, 이로 인해 덤핑 증후군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특히 탄수화물이 빠르게 흡수되면서 혈당이 급상승했다가 인슐린 과다 분비로 인해 식후 저혈당이 오기도 한다….
어찌된 일인지 병상에 동생이 누워 있었다. 큰 병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수술을 앞두고 있어 식구들이 모두 모였다. 작은 병실이 가득 찼고 앉을 자리가 없었지만 애써 밝은 표정을 짓고 있었다. 어머니께서 준비한 매트를 병실 바닥에 깔았고 식구들은 엉덩이만 겨우 걸친 채 둘러 앉아 점심을 먹기로 했다. 어머니는 늘 이런 준비가 넘친다. 아내가 ‘타바스코 핫소스로 만든 닭볶음탕’을 꺼내며…
아버지의 …그러니까 24번째 제사가 있었다. 열심히 상을 차리고 먼 곳에서 숙부와 고모가 오시고 적당한 제례에 맞춰 술을 올리고 절을 하고 음복을 하면서, 나는 내내 사람을 기억하는 것에 대해 생각했다.사람이 죽은 후의 장례식을 비롯한 모든 행사는 오히려 남아있는 사람들이 서로의 안전함을 되새기는 의식이라고 생각하는데, 나는 매해 이 행사에서 나의 삶과 아버지의 삶을 비교하게 된다. 특히나 아이들이…
새벽 출근이라지만 해가 아직 뜨지 않아 깜깜한 아침.. 예준이가 물었다. “아빠는 아침에도 가고, 밤에도 가?” 그래. 그게 ‘아버지’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