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기

  • 박준. 당신의 이름을 지어다가 며칠은 먹었다

    방 불을 끄고 누워 전자책을 읽다가 이런 시는 남겨두어야겠다 싶어 부랴부랴 일어나 컴퓨터 앞에 앉았습니다. 종이책은 사진을 찍어 올리는 맛이 있는데, 전자책은 사진을 찍으면 재미가 없고 캡처도 되지 않아서 천상 타이핑을 해야겠습니다. 박준의 시는 전반적으로 약간 슬픕니다. 죽음의 향내가 채 가시지 않았지만 그마저도 눈물이 말라 쓸쓸한 풍경을 연상케 합니다. 일상의 소소한 풍경들에서 정서적으로 닿지 않는…

  • 호러북클럽이 뱀파이어를 처단하는 방식 – 그래디 핸드릭스

    추천합니다. 제목이 근사해서 읽기 시작했는데 생각보다 유쾌하고 재미있었습니다. 특히 놀랐던 것은 ‘무엇보다 생생한 묘사’였습니다. 예를 들어 미스 그린이 쥐떼의 습격을 받는 장면이나 퍼트리샤가 제임스의 다락방에서 오래된 이불 더미에 숨어있는 장면 등은 정말이지 오감의 상상력을 극대화시키는 문장이라 징그럽고 더러워서 계속 읽을 수가 없을 지경이었습니다. 쥐떼가 가족실을 뒤덮었다…다리가 세 개인 놈과 네 개인 놈들, 꼬리가 긴 놈과…

  • 일인칭 단수 – 무라카미 하루키

    단편집입니다. 제목같이 나의 시점에서 씌여진 글들이고 일부는 아주 재미있고 일부는 그저 그렇습니다. 돌베개에 7크림 27찰리 파커 플레이즈 보사노바 51위드 더 비틀스 With the Beatles 73『야쿠르트 스왈로스 시집』 123사육제(Carnaval) 149시나가와 원숭이의 고백 183일인칭 단수 215 가장 재미있게 읽은 소설은 ‘시나가와 원숭이의 고백’이었습니다. 온천에 들어가 있는데 원숭이가 들어와서 “등을 밀어드릴까요?”라며 말을 걸어 오는 순간부터 깜짝 놀라서 한글자도 빼놓지…

  • 2021 제12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

    요즘 젊은 작가들의 관심사를 훑어 볼 수 있어서 즐거웠습니다만, 젊은 작가 모두가 이런 주제의 글을 쓰기를 바라지는 않습니다. 젠더와 퀴어, 톡립 영화 등도 중요하지만 그것만큼 중요한 인간의 관심사는 아주 많으므로 작가들은 그런 다양성을 포용하고 독자들이 향유할 수 있도록 많은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 옳겠습니다. 특히나 서이제의 ‘0%를 향하여’와 한정현의 ‘우리의 소원은 과학 소년’은 글을 끝까지 읽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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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집. Tree, Body and Snow

    일반적으로 보아왔던 잘 찍은 혹은 멋진 사진들과는 조금 다른 사진집이었습니다. 일상을 포착하는 작업이었다고 하는데, 한장 한장은 별 특징이 없었지만 이렇게 모아서 보니 색다른 감상이 들었습니다. 꿰어야 보배라는 속담이 딱 들어맞는 사진집이었습니다. 사진작가 고천봉의 두번째 사진집인데, 사진집의 말미에는 ‘나는 사진가가 아닙니다’라는 단편 소설이 실려있습니다. 일상의 사진을 모은 사집집에 사진가가 아니라는 고백을 듣고 보니 일상이야말로 우리의 삶…

  • 모든 게 선물이었다는 거죠

    이어령의 죽음 전 인터뷰가 와 닿아 옮겨둔다. 이미 10년 전에 암으로 딸을 잃었고 이어령 역시 암이었는데 그는 항암 치료를 거부했다고 한다. 이제 너의 곁으로 간다는 그 마음은 십분 이해가 간다. 나 역시 세번의 암 수술 끝에 삶과 죽음에 대해 다른 사람들보다는 많이 생각할 수 밖에 없었는데, 견뎌야 할 고통은 오롯이 내 것이지만 그외의 모든 세계와…

  • 어제와 오늘의 한국인

    당분간은 좀 쉬운 책을 읽을 생각입니다. 체력과 집중력이 떨어진 데다가 불안감도 여전히 남아있는 상태여서 집중해서 무언가를 공부 하는 것은 쉽지가 않습니다. 화집, 사진집, 베이킹, 목공, 건축, 예술 등의 취미 관련 서적들에 손이 갑니다. 이 책은 사진집입니다. 1979년부터 1994년까지 신동아에 실린 ‘오늘의 한국인’ 코너에서 박용윤의 사진을 추려낸 것입니다. 박용윤은 처음 알게된 사진작가인데 신문사 사진 작가로 활동했고…

  • 철학이 있는 목공수업

    목공에도 관심이 생겨 읽고 있습니다. 근처에 괜찮은 목공방을 하나 찾긴 했는데 월 수강료가 꽤 비싸서 망설이고 있습니다. 이 책은 목공은 커녕 톱질도 제대로 해보지 않은 제게 도움이 많이 됐습니다. ‘목공에 정답은 없다’는 저자의 생각은 같은 작품에도 다양한 방법과 길이 있다는 것을 알려주면서 동시에 제대로 배우지 않으면 제대로 된 가구를 만들 수 없다는 것도 깨닫게 해주었습니다….

  • 처음, 빵을 만들다

    책의 구성이 아주 좋았습니다. 도표로 구성된 재료와 단계별 사진으로 구성된 레시피를 보면서 제가 만드는 얼마 안되는 요리와 쿠키의 레시피를 같은 방식으로 정리해두면 좋겠다 하는 욕심이 생기기도 했고요. 밀가루와 이스트 등을 비닐 주머니에 넣어서 깔끔하게 섞고 반죽하는 방식도 매우 신선했습니다만, 단계별 사진이 계속 반복 사용되는 것은 뭐랄까 날로 먹는 느낌?도 있어요.

  • 꼬마 빵 레시피

    집에서 간단히 빵을 만들고 싶다면 강력하게 추천합니다. 제목대로 빵의 크기가 작고 성형이 많이 들어가지 않는 빵이라 미니 오븐, 광파 오븐, 전기 오븐 등 크기나 성능에 크게 영향 받지 않고 빵을 만들 수 있습니다. 물론 사용하는 재료 역시 쉽게 구할 수 있는 것들로 구성되어 있고 기본 빵 레시피에서 조금씩 변형하는 것이라 전반적으로 난이도가 높지 않습니다. 5가지의…

  • 인요가 : 나에게 주는 최고의 이안과 휴식

    인요가 창시자 폴 그릴리가 정리한 핵심 수련법을 담았다. 인요가는 음양의 음(陰, yin)적인 요소에 주목하는 요가로, 온몸의 스트레칭과 이완에 중점을 둔 정적이고 편안한 요가를 말한다. 오늘날 널리 알려진 아쉬탕가, 빈야사, 비크람 등이 근육을 많이 쓰고 활동적인 양요가들인데, 이와 달리 인요가는 한 자세에서 오래 머무르고 천천히 부드럽게 움직인다. 마음을 고요하게 하여 깨달음에 이르고자 하는 것이 요가의 본래…

  • (꽤 그럴듯한) 통기타 연주

    부제는 ‘동영상으로 배우는 통단기의 단기 완성 기타 레슨’입니다. 각 강좌에는 유튜브 동영상 링크가 담긴 QR코드가 찍혀 있고 QR코드를 인식하면 네이버 단축 URL을 통해 유튜브로 연결됩니다. 책은 유튜브를 보완하고 유튜브는 책을 보완하며 그 중간에 QR코드가 매개체가 되어 스마트폰과 강좌를 연결해 주고 있습니다. 써놓고 보니 최첨단 기술의 집약체 같은 느낌이지만 사실 크게 어려울 것 없는 사용 방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