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yday

Payday

96년 4월 즈음
생애 처음으로 월급을 받던 그때는 정말 기분이 좋았다.
아르바이트를 하고 받는 돈과는 또다른 느낌.
내 몫의 삶이 시작된다는 자부심.
통장에 들어오는 금액만큼 묵직해지는 여유.
쇼핑을 할까?
집에 갈 때는 과일도 좀 사야지.
동생한테는 립스틱도 하나 사주고.
할머님 용돈도 드리고.
이 참에 적금도 하나 들어야 겠다.
…
…

지금은 그때에 비해 몇배의 월급을 받고 있지만
기분은 그 몇배만큼 가라앉는다.
이런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삶을,
시간을,
스트레스와 피곤을,
그리고 내 영혼의 자유와 평화를
어디엔가 ‘팔아 치운’ 댓가라고.

Payday

Similar Posts

  • 원아웃 (10/10)

    아. 이거 굉장한 만화였군요.아래에 2권 첫장의 작가의 말이 있습니다. 이 만화는 모든 야구 만화에 대한 안티 테제로서 만들어졌습니다.  그중 하나는 주인공인 투수가 강속구를 던지지 않는다는 점, 또 다른 하나는 노력과 근성이 반드시 승리로 이어진다고 할 수 없다는 점, 그리고 가장 중요한 점은 주인공이 악당이라는 점입니다. 만화니까 다소 과장된 면이 있지만 설정과 스토리가 이전의 야구만화에서는 느낄…

  • 재회

    후웃.일요일 새벽 인천국제공항으로 향하는 고속도로는 너무 순조롭다.차가 없는 곳에서 길은 풍경을 보여준다.새벽 가로등이 기하학적으로 늘어서 있다거나날이 밝으면서 황금빛 벌판이 드러난다거나 하는 변화들에 제법 익숙해질 즈음에 영종대교를 건넜다.인천국제공항.쿠알라룸푸르에서 오는 비행기는 7시 20분 도착 예정.코코아를 한잔 마시며 그를 기다린다.핸드폰을 열고 단축번호를 눌렀다. 수화기가 꺼져있다는 예의 며칠간 반복되던 안내 메세지 대신 그의 목소리가 들렸다.‘잘 왔네’반가움이 담긴 짧은 인사를…

  • 당신과 만나지 않았더라면 알지 못했을 것을 …

    가끔생각이 난다.내가잊고 있었던 것을 …내가해야 할 일을 …내가가져야 할 것을 … 관련된 글: 소설. 키친. 요시모토 바나나 주5일 근무 시작~ 호암 미술관 가다. 입문! Racing skate! 비오는 7월 어느 날, 부석사에 다녀오다. 26/100 만화 도쿠가와 이에야스 RSS 부분 공개의 2가지 이유 오나니 마스터 쿠로사와 (10/10) 사랑하는 아들들에게 보내는 첫번째 편지

  • 명랑대리가 사준 장미/서울역

    아래는 퇴원하고 첫 출근 하던 날, 명랑대리가 선물해 준 장미. 오늘 퇴근하면서, 서울역. ps. 남자도 꽃 선물 받으면, 기분 많이 좋아집니다. 🙂 관련된 글: LongTimeNoSee로 강등된 사람들? 젊은 소설가36인 시국선언문 연민 누드 패치 – 월드 오브 워크래프 (nude patch – world of porncraft) 아침이, 심장 소리를 듣던 날 다시, 시작 옥스퍼드 살인사건 (7/10) 새해

  • 오나니 마스터 쿠로사와 (10/10)

    때 아니게 만화를 열심히 보고 있습니다. 비록 한국 사회에서 만화의 입지는 음악과 미술, 문학 같은 정통 예술에는 한참 떨어지지만, 역시나 살을 에이는 치열함과 진지함으로 가득한 창작의 세계입니다. ‘오나니마스터 쿠로사와’는 정식으로 발간 되지 않은 일본 아마츄어의 작품입니다만, 멋진 작품입니다.생생한 캐릭터, 기승전결이 뚜렷한 플롯과 반전을 거듭하는 갈등 구조, 그리고 무엇보다 뛰어난 것은 날카로운 문제 의식과 그에 대한…

  • 노회찬 의원의 죽음에 부쳐

    노회찬 의원이 자살했다. 놀랍기보다는 의문이 먼저 드는 죽음이다. 깊은 통찰력으로 언제나 촌철살인의 한마디를 잊지 않던, 정말이지 대한민국에서 찾기 힘든 좋은 정치인 중의 한명이라 생각했는 데 말이다. 흔히들 ‘죽을 결심으로 살면 무슨 일인들 하지 못하겠냐’는 말을 종종 내뱉곤 하는데, 이렇게 들어맞는 경우가 또 있을까? 광주에서 그 많은 사람을 해친 전두환도 저렇게 뻔뻔하게 큰소리를 치며 사는 세상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