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imdb.com/title/tt0901487
마카로니 웨스턴의 한국식 변주, 악당도 영웅도 없는 혼란한 세계. 침탈당한 조선과 제국주의 일본의 구도 같은 건 애초에 없다. 먼지 가득한 만주의 뒷편 어딘가에 있는 배경일 뿐이다. 그들은 모두 그렇게 ‘조선을 떠나 오면서 모든 것을 잊은’지 오래된 타자일 뿐이다.
우리는 이 작품에서 흙먼지 날리며 적들을 떨어뜨리는 총잡이 이상을 기대하지 않는다. 추풍낙엽처럼 떨어져 나가는 적들의 실체가 일본군이든 마적이든 만주족이든 사실 별 상관 없다. 그렇다. 그것은 애초에 원더걸스가 현대 자동차 파업 현장에 나타나리라고 기대하지 않는 것과 비슷하다.
그러나 김지운을 보라. 그의 필모그라피를 보고 있자면 작가 정신과 스타일을 맞바꾸고 있는 듯한 기분이 들지 않는가? 그의 근작은 세련미의 극치를 보여주고 있지만 그만큼의 여운은 없다.
이런 변화가 영화를 보는 내내 나를 불편하게 만들었는데 내게는 김지운 감독이 이렇게 이야기하는 것처럼 들렸다.
“그래? 돈 없이 영화 찍을 수 있나?”
1. 인류멸망보고서 (2008)
2.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2008)
3. 달콤한 인생 (2005)
4. 장화, 홍련 (2002)
5. 쓰리 (2002)
6. 커밍아웃 (2001)
7. 반칙왕 (2000)
8. 조용한 가족 (1998)
9. 사랑의 힘 (1998)
인터넷 서비스 전문가.
전자상거래와 마케팅, 디지털 컨텐츠, 앱스토어, 모바일 게임에 20년 간의 경력이 있습니다. 최근에 노동조합 전임자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삶에는 후회가 없게, 죽음에는 두려움이 없게. 세번째의 암과 싸우는 cancer survivor입니다.
‘작가정신과 스타일을 맞바꾼다’라…
김지운이 작가라고 생각해 본 적은 없다네.
봉준호, 최동훈과 더불어 현역 감독 가운데
최고 수준의 완성도를 보여주는 상업영화감독이 그에게 어울리는 찬사.
* 부디 다음에는 김지운이
말이 되게 쓰는 작가랑 일했으면 좋겠어.
아무리 ‘놈놈놈’같은 시나리오로 100억 넘게
땡길 수 있는 감독이라 해도 말이지.
아. 자네의 평가는 언제나 그렇듯 단호하기 이를데 없구만. 그나저나 잘 지내시는가? 보고 싶구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