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노사모가 아닐 뿐더러 지난 대선 때 노무현을 찍지도 않았다.
내 생각에 노무현은 중도 우파에 가까운 개혁가였고 그런 정도로는 천민 자본주의와 신식민지를 지나 전지구적 신자유주의의 선두에 서있는 대한민국을 변화시키는 것은 힘들 것이라 판단한 탓이었다.
정치는 의지이고 이데올로기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그가 대한민국 민주주의에 정말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김대중과 노무현으로 이어지는 정권 승계는 이 나라가 헌정을 시작한 이래 최초로 민주적인 그것에 가까웠기 때문이다.
그 어느 때에 우리가 우리 손으로 뽑은 대통령을 가진 적 있었던가?
그렇기 때문에 그가 정권을 잡았을 때 “처음부터 임기 마지막까지 그 5년을 온전히 마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이고 단지 그것만으로도 우리 나라/국민이 체험할 진정한 민주주의에 대한 큰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한 경험의 축적이야말로 그들-이 사회를 자기들만 살 수 있는 곳으로 만드는 그들-을 무너뜨릴 수 있는 힘이 될 것이고 그래서 그들이 탄핵을 가결시켰을 때에도 난 노무현과 다른 이데올로기를 가지고 있었지만 분노했었다.
그의 5년간 정치적 성과도 대단했지만 무엇보다도 그는 첫 국민의 대통령으로 5년의 임기를 잘 마쳤고 그것은 내게 대한민국의 저력과도 같이 느껴졌다.
그리고 그후 어처구니없게도 이명박이 대통령이 되었지만 그래도 우리에게는 ‘임기를 무사히 마친 민주주의 대통령’이 있었고 그것은 내가 내심 기댈 수 있는 희망이었다. ‘우리 아들이 컸을 떄에는 다른 세계에서도 살 수 있겠구나’
이제 다시 질문을 해보자.
“그는 대통령직을 온전히 마쳤는가?”
만일 아니라고 생각한다면(나는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앞으로 당신은 한국에서 어떻게 살 것인가?’
PS.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에 진심으로 애도를 표한다. 한국 민주주의의 죽음과도 같다.
인터넷 서비스 전문가.
전자상거래와 마케팅, 디지털 컨텐츠, 앱스토어, 모바일 게임에 20년 간의 경력이 있습니다. 최근에 노동조합 전임자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삶에는 후회가 없게, 죽음에는 두려움이 없게. 세번째의 암과 싸우는 cancer survivor입니다.
4년?
4년은 미국이군요. 이런 어이없는 착각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