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로 건너뛰기

시. 수선화에게 – 정호승

수선화에게울지마라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살아간다는 것은 외로움을 견디는 일이다
공연히 오지 않는 전화를 기다리지 마라
눈이 오면 눈길을 걷고
비가 오면 빗길을 걸어가라
갈대숲에서 가슴검은도요새도 너를 보고 있다
가끔은 하느님도 외로워서 눈물을 흘리신다
새들이 나뭇가지에 앉아 있는 것도 외로움 때문이고
네가 물가에 앉아 있는 것도 외로움 때문이다
산 그림자도 외로워서 하루에 한 번씩 마을로 내려온다
종소리도 외로워서 울려퍼진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정호승.열림원.2003
—-
결국은 all alone 아니겠는가, 하는 N양의 탄식과 자조를 조금은 줄여줄 수 있으려나?

관련 글  소설. 5/100 아담도 이브도 없는. 아멜리 노통브
태그:

“시. 수선화에게 – 정호승”의 2개의 댓글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