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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 일광욕하는 가구. 최영철

시집. 일광욕하는 가구. 최영철

시집. 일광욕하는 가구.

시집. 일광욕하는 가구. 최영철

일상의 풍경은, 따뜻하지 않다.
일상의 풍경은, 따뜻하지 않고 여유롭지도 않다.
일상의 풍경은, 마치 일광욕하는 가구처럼 차갑고 힘들다.

정상적인 가구라면 집안에/ 방안에 어떤 식으로든 자신의 자리를 듬직하게 차지하고 있을 것이며, 또한 유용하게 쓰여질 터.
일광욕하는 가구는, 아마도 오랜 세월 그 쓰임새를 다하고 내버려져 흉물스레 골목 귀퉁이에 놓여 있거나 아니면 쓰레기차를 기다려 곧 폐기처분될 운명의 가구일 것이다.

거리의 어느 곳에서 오후 햇살 아래에 놓여있는 가구 – 이것이 일광욕하는 가구가 아닐까?
‘일광욕하는 가구’란 곧 정위치에 있지 않은 어떠한 일탈의 상태, 그러나 그 이미지에서 보여지듯 겉으로는 평온하기 그지없다.

관련 글  대관령 옛길. 김선우

“시집. 일광욕하는 가구. 최영철”의 2개의 댓글

  1. 하얀 머리가 많아진 나를
    어느날엔가 상상해본 적이 있다
    오래전 나에게도 서른이 온다는걸 미처 알지못했을때는
    상상조차 못하던 짓이지만.. ㅋㅋ
    그 모습의 나는 몰골은 많이 흉해졌지만,
    그 모습의 기운은 참 많이 평온했다고..
    내 상상의 기억은 그렇다
    언젠가 나는 살아온 날이 살아갈 날보다 한참이나 많아지겠지
    그래도 그즈음 내 인생이 허무하다거나, 슬프다고 느끼지 않았으면 좋겠다
    살아온 나의 날들이 대략 88%쯤은 좋았노라고 말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때의 나를 어느 누군가 한낮의 일광욕하는 가구처럼 폐기처분될 운명인냥 슬픈눈으로 바라볼지언정
    그래도 제몫은 해냈노라고..내자신에게 힘껏 말할 수 있는 내가 됐으면 좋겠다
    요즘의 나는 스스로에게 바람이 많은 것 같아 마음이 아프다
    그만큼 못이루고있는게 많아진것같아서…
    글쎄, 지금 이순간엔 무엇보다도 세상을 조금은 따뜻하고 여유롭게 바라보는 인간이 됐으면 좋겠다
    — 시집은 읽어본 적이 없지만, 웬지.. 웬지 모르게 슬픈느낌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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