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당신이라는 말 참 좋지요. 그래서 불러봅니다.
킥킥거리며 한때 적요로움의 울음이 있었던 때, 한 슬픔이 문을 닫으면
또 한 슬픔이 문을 여는것을 이만큼 살아옴의 상처의 기대. 나 킥킥…
당신을 부릅니다. 단풍의 손바닥, 은행의 두갈래 그리고 합침 저 개망초의
시름, 밟힌 풀의 흙으로 돌아감. 당신….킥킥거리며 세월에 대해 혹은
사랑과 상처, 상처의 몸이 나에게 기대와 저를 부빌때 당신….그대라는
자연의 달과 별… 킥킥거리며 당신이라고…
금방 울 것 같은 사내의 아름다움 그 아름다움에 기대 마음의 무덤에 나
벌초하러 진설 음식도 없이 맨술 한병차고 병차처럼, 그러나 치병과
환후는 각각 따로인것을 킥킥 당신 이쁜 당신….
당신이라는 말 참 좋지요. 내가 아니라서 끝내 버릴수 없는. 무를수도
없는 참혹…. 그러나 킥킥 당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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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슬픔이 문을 닫으면 또 한 슬픔이 문을 여는 것을.
한 20 여년 전, 읽는 책을 신문지로 싸서 가리고 다니던 그 시절, 이 시를 읽고 나는 한동안 슬펐다. 그리고 안도했었다.
삶이 결국은 슬픔의 연속이라는 진언.
그것은 혹시하며 반신반의했던 삶과 죽음의 연속성에 대한 깨달음이었고, 이면이자 진실이었고, 뫼비우스의 띠처럼 얽힌 숙명에 대한 경외이기도 했다. 태어나면 누구나 단 1초도 뒤로 돌아가거나 멈출 수 없으며 그 길의 끝은 마침내 소멸로 향해있음을 우리 모두는 이미 알고 있고 그렇더라도 그 길을 가야 한다는 것, 또 그렇게 가고 있다는 것. 소멸하거나 더 빨리 소멸하거나.
그러나 요즘은 흐릿하다.
안개비가 사물과 배경의 거리를 지워 입체감이 없어진 풍경같이 어렴풋하고 그래서 살아있다는 사실에 별 감흥이 없이 시들하다.
허시인은 어떨까?
여전히 삶은 몽생취사하고 불취불귀하다고 말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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不醉不歸 (불취불귀)
어느 해 봄그늘 술자리였던가
그때 햇살이 쏟아졌던가
와르르 무너지며 햇살 아래 헝클어져 있었던가 아닌가
다만 마음을 놓아 보낸 기억은 없다
마음들끼리는 서로 마주보았던가 아니었는가
팔 없이 안을 수 있는 것이 있어
너를 안았던가
너는 경계 없는 봄 그늘이었는가
마음은 길을 잃고
저 혼자
몽생취사하길 바랐으나
가는 것이 문제였던가, 그래서
갔던 길마저 헝클어뜨리며 왔는가 마음아
나 마음을 보내지 않았다
더는 취하지 않아
갈 수도 올 수도 없는 길이
날 묶어
더 이상 안녕하기를 원하지도 않았으나
더 이상 안녕하지도 않았다
봄그늘 아래 얼굴을 묻고
나 울었던가
울기를 그만두고 다시 걸었던가
나 마음을 놓아보낸 기억만 없다
인터넷 서비스 전문가.
전자상거래와 마케팅, 디지털 컨텐츠, 앱스토어, 모바일 게임에 20년 간의 경력이 있습니다. 최근에 노동조합 전임자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삶에는 후회가 없게, 죽음에는 두려움이 없게. 세번째의 암과 싸우는 cancer survivor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