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표지를 찾기 위해 구글링을 하니 검색 결과의 대부분은 영화 관련 링크들이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이 파격적인 소설을 에로 영화로 만들어버렸구나’
아래 책 이미지도 마찬가지입니다. 띠지에 영화 스틸컷이 더 강조되어있고, 색계나 화양연화 같은 작품들로 독자의 눈을 홀립니다. 남한의 인민들에게 이 책은 그저 섹스가 강조된 흥미로운 불륜 소설인가 보네요.
이 책을 고른 이유는 제목 때문이었습니다.
‘대장정’이나 ‘문화혁명’을 소재로 한 중국 현대 문학은 어떤 내용일까?’
요즘은 주로 전자책을 읽기 때문에 사실 제목, 저자, 출판사 정도가 책을 고르는 주요 근거가 되는데, 제목에서 예상되는 내용과 달리 중국의 혁명 사상과 개인의 욕망이 치열하게 부딪치는 소설이었습니다.
저택의 모든 문을 걸어 잠그고 사단장의 부인과 사단장의 취사병이 7일간 나체로 사랑을 나누는 자극적인 내용이 있지만, 옌렌커가 마오쩌뚱을 깨부수면서 인간의 사랑과 욕망을 이런 극한까지 밀어붙인 이유는 바로 그것이 혁명만큼 아니 혁명보다 더 중요한 것이지 않느냐는 반문이 아니었을까 생각합니다.
그간 중국의 현대 소설도 꽤 많이 읽었지만 이렇게 파괴적인 부러움을 갖게 만드는 작품은 없었습니다. 서사는 단순하나 작가가 던진 문제 의식은 거대하고 치열하며, 이런 글이 문단에 출간되는 것만으로도 중국이 얼마나 달라지고 있는 지 알 수 있습니다.
쉬이 넘어가는 작품이니 이 가을 일독을 권합니다.
인터넷 서비스 전문가.
전자상거래와 마케팅, 디지털 컨텐츠, 앱스토어, 모바일 게임에 20년 간의 경력이 있습니다. 최근에 노동조합 전임자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삶에는 후회가 없게, 죽음에는 두려움이 없게. 세번째의 암과 싸우는 cancer survivor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