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추천합니다. 시즌이 무려 9개나 있는데 인기가 있었으니 롱런할 수 있었겠지요?
변호사를 소재로 하고 있지만 법정 다툼의 비중은 크지 않고 오히려 변호사 개개인의 인물에 촛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그들은 똑똑하고 현명하고 이기적이고 날카롭고 영리하고 정교합니다.
하비 스펙터는 똑똑하지만 이기적이고 정상에 있지만 외로운 사람입니다. 정상에 서야하고 누구에게도 지지 않아야 하는 이유도 그 내면의 상처를 감추기 위해서 이고요. The best lawyer입니다
루이스 리트. 시즌 3정도부터 가장 정이 가는 캐릭터입니다. 누구보다 인간적이고 누구보다 정직합니다. 감정을 속이지 않는 것이 단점보다는 장점으로 드러나는 사람입니다. 우는 것도 안는 것도 사람을 믿는 것도 사람을 (살짝) 배신하는 것도 가장 잘하는 캐릭터였습니다. 변호사도 인간이라는 것을 표현한게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고 덕분에 진흙 목욕이 스트레스를 풀어주고 장이 안좋으면 푸룬 주스가 좋다는 것도 처음 알게 됐습니다.
도나는 가장 독특하고 놀라운 캐릭터였습니다. 이런 설정을 어떻게 만들었지 싶을 정도 였는데 도나스럽다거나 i”m donna 등의 재치있는 대사를 보면 정말 열심히 만든 인물이었습니다. 도나의 스핀오프가 나와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problem solving의 귀재이면서 인간미를 잃지 않는 현명함을 가지고 있어 닮고 싶은 면도 많았습니다.
제시카 피어슨은 리더쉽이 무엇인지 보여주는 사람입니다. 그녀의 리더쉽은 때로는 냉정하고 때로는 영악하고 때로는 교훈적입니다. 흑인 여성으로 뉴욕 최고의 로펌을 끌어 가는 것 자체로 경이로운 일이기도 하고 그것을 자랑스럽게 여기기도 하지요.
마이크 로스는 시즌 1에서 하비 스펙터와 함께 거의 주인공 역할을 하다가 종반에 갑자기 빠지게 되는데, 무슨 사고가 있었던 게 아닐까 싶을 정도였습니다. 특이한 캐릭터이고 정식 변호사가 되기 전까지 극 전체의 갈등과 이야기를 끌어가는 인물입니다. Do the right thing을 보여준다고나 할까요?
레이철은 사랑에 헌신하는 캐릭터죠. 마이크 로스가 변호사가 아닌 것을 알아도 믿고 지지하는 신뢰를 보여줍니다.
전반적으로 드라마는 밝고 깔끔하고 날렵하고 재치있었습니다. 군더더기 없이 지루한 회도 거의 없었는데 인물들이 변화하고 성장하고 화학적으로 섞여가는 과정들이 아주 그럴싸 하지요. 뉴욕이 한눈에 내려다 뵈는 최고급 사무실에서부터 시작하여 센트럴 파크나 거리 이곳 저곳 잘 짜여진 촬영도 볼만했습니다. 영화 대사를 차용해 최대로 활용하는 것을 보면 각본가들이 얼마나 영화를 좋아하는 지 드러나기도 하지요.
몇가지 알게된 사실은
- 제목 그대로 옷들을 정말 잘 입더라. 남자들의 슈트보다는 여자들의 정장이 정말 멋지더라.
- 여자 변호사들은 팔을 살짝 좌우로 흔들며 걷는데 이게 좀 우아해 보이더라, 특히 제시카.
- 로펌은 개인 사업자가 모여있는 조직이라 회사와는 약간 다르더라
- 소속 변호사 – 쥬니어 파트너 – 시니어 파트너 – 매니징 파트너 – 네임 파트너 정도의 레벨이 있더라
- 사무실에 최고급 위스키를 비치해 두더라
- 원하는 것을 쟁취하기 위해서 동료의 약점까지 활용하더라
- 많이 일하는 때는 주에 100시간도 일하더라 (정말인가?)
- 노련한 법률 비서는 초짜 변호사보다 백배는 낫더라
존경하는 재판장님. 이제 한동안 법정 드라마는 안 볼 것 같습니다. 10점 만점이 아닌 이유는 시즌 7부터 마이크 로스가 안 나왔고 시즌 9 마무리에서 모두들 너무 잘 풀려서 입니다. 이상입니다.
인터넷 서비스 전문가.
전자상거래와 마케팅, 디지털 컨텐츠, 앱스토어, 모바일 게임에 20년 간의 경력이 있습니다. 최근에 노동조합 전임자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삶에는 후회가 없게, 죽음에는 두려움이 없게. 세번째의 암과 싸우는 cancer survivor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