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작품에는 익히지 않은 삼겹살과 살아있는 쥐를 먹는 것보다 더 지독한 날 것의 냄새가 진동한다.
이 역겨운 악취는 우리가 숨겨놓고 있거나 애써 외면하고 있던 심리적인 치부를 떠올리게 만드는데, 그 부끄러움은 바로 ‘폭력에 굴하는’ 자신의 모습이다. 그렇게 관객을 불쾌하게 만든다. 관객의 불편함, 그것은 정확하게 이 작품이 원하는 바이며 관객이 불쾌함과 거북함, 거부감을 토로할 수록 감독은 쾌재를 부를 터이다.
다양한 폭력의 양태를 현실적인 이미지/사건을 통해 표현하는 세련된 은유도 매우 인상적이다.
데이빗 크로넨 버그도 유사한 주제를 다루고 있는데 history of violence가 ‘폭력이 스며드는 과정’자체에 집중하고 있다면, ‘구타유발자’는 폭력의 생생한 그림을 그야말로 피부에 와 닿게 전해준다.
도입부의 영선(교수,이병준)이 인정(학생,차예련)에게 행하는 성폭력은 우리 사회에서 일상적으로 벌어지는 미시권력에 의한 폭력을 상징하고 있다. 이후 다리 밑에서 벌어지는 온갖 폭력적인 행위들 역시 은유로 사용되고 있는데 다양한 수위의 물리적인 폭력을 포함하여 심리적인 폭력과 언어 폭력, 사적인 폭력과 공적인 폭력들을 풍부하게 보여준다.
일상의 (미시적인 권력에 의한, 때로 장난이라고 변병되는)폭력으로 시작하여, 개인적인 폭력을 상징하는 문재(한석규) -> 봉연(이문식) -> 현재(김시후)로 이어지는 왕따 사건에 이어, 쥐약을 먹고 쓰러진 공권력까지의 깔끔한 연결도 이 작품의 장점이라고 하겠다.
굳이 아쉬움을 표하자면, 엔딩 크레딧이 올라갈 때쯤 이러한 폭력들이 결국 사회와 무관하지 않음을 보여주는 힌트가 있었으면 하는 바램이 생기더라는 것. 🙂
인터넷 서비스 전문가.
전자상거래와 마케팅, 디지털 컨텐츠, 앱스토어, 모바일 게임에 20년 간의 경력이 있습니다. 최근에 노동조합 전임자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삶에는 후회가 없게, 죽음에는 두려움이 없게. 세번째의 암과 싸우는 cancer survivor입니다.
이 영화에서 이문식의 연기는 올해 나온 영화의 배우들중 최고의 연기가 아닐었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전 극장에서 이 영화를 보았을때 이문식의 연기를 보고 소름이 돋을 정도였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