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석규

  • 천문: 하늘에 묻다 (9/10)

    추천합니다. 지난 여름 이천에 있는 세종대왕릉을 다녀왔습니다. 왕릉 올라가는 길 주변에 세종왕이 제작한 여러 천문 기구와 관측 기구들이 실물크기로 전시되어 있었는데 그 과학 기구들이 어떤 용도로 왜 만들어졌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허진호 감독은 역시 ‘8월의 크리스마스’죠. 그 영화가 개봉하던 저는 암수술을 받고 항암치료와 방사선 치료로 고통스러운 때였었기 때문에 초원 사진관에서 미소를 짓던 ‘정원’의 마음이 정말로…

  • 음란서생 (9/10)

    ‘음란’과 ‘서생’이라는 병립할 수 없는 두 단어를 나열한 제목부터 인상적이다. 유교적 엄숙주의가 극성을 피우다 못해 ‘몸’에 대한 억압으로까지 치닫던 시대에, 성 담론은 고사하고 열녀문이 무엇보다도 큰 가문의 자랑이었던 그 지랄같은 조선 시대에, 사대부 ‘서생’의 입에서 튀어나는 ‘음란’한 경망스러움이라니 말이다.그럼에도 불구하고 겉 다르고 속 다른 조선 시대 지식인/지배 계급의 위선을 발라내는 진지한 작업은 이 영화에서 잘 드러나지 않는다. 윤서(한석규)와 정빈(김민정)의 로맨스, 체포, 심문,…

  • 구타유발자들 (8/10)

    이 작품에는 익히지 않은 삼겹살과 살아있는 쥐를 먹는 것보다 더 지독한 날 것의 냄새가 진동한다. 이 역겨운 악취는 우리가 숨겨놓고 있거나 애써 외면하고 있던 심리적인 치부를 떠올리게 만드는데, 그 부끄러움은 바로 ‘폭력에 굴하는’ 자신의 모습이다. 그렇게 관객을 불쾌하게 만든다. 관객의 불편함, 그것은 정확하게 이 작품이 원하는 바이며 관객이 불쾌함과 거북함, 거부감을 토로할 수록 감독은 쾌재를…

  • 접속

    [접속 The Contact]과 접촉, 그리고 웹진 [映畵] by iCE 1.AT! 米國의 Heyse社에서 최초로 모뎀에 명령어를 집어 넣었습니다. 그래서 모뎀을 제어하는 여러 명령들을 헤이즈 명령어라고 하지요. 그 중에서도 AT라는 헤이즈 명령어는 접속을 준비하는 가장 기초적인 단어이며 Attention(차려!)의 줄임말입니다. 그런데 이상한 건 AT명령을 내린 후 바짝 긴장하면서 몸이 굳어지는 건 모뎀이 아니라 바로 ‘나’라는 사실입니다. 사이버스페이스로 들어가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