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고 쓰다

삶의 이면 – 한강.채식주의자

삶은 위태롭다.

좀 더 정확히 말하면 우리 삶의 이면은 살얼음처럼 아슬아슬하다. 아주 작은 진동에도 깨질 수있고 한번 깨지면 되돌릴 수 없다.

그 균열은 삶을 송두리째 빨아 들여 아무 흔적도 남기지 않는다. 얼어 붙은 호수 한 가운데서 꼴깍거리며 의식을 잃어가는 어린아이처럼 무기력하다. 물론, 그 어린 아이를 지켜보는 당신이 할 수 있는 일은, 아무 것도 없다.

한강이라는 작가가 제법 글을 쓴다는 이야기를 여러번 들었지만, 나는 선뜻 손을 내밀지 않았다. 그런 평에 이미 여러 번 속았고 한강이 아니더라도 읽어야 할 책은 쌓여 있었기 때문이다.

올 여름 나는 벽초 홍명희의 임꺽정에 푹 빠져들었다. 근래에 읽은 글들 중에서 가장 유려하고 재미있다고 생각했다. 책장에 임꺽정을 꽂았는데 그 옆에 띠지도 벗겨지지 않은 ‘채식 주의자’가 있었다.

삶의 위태로움을 이렇게 잘 전달한 작품이 또 있었나 싶다.

일상을 지키는 사람도, 일상을 벗어나는 사람도 모두 위험하고 불안하다.

그들은 언제든지 무너질 수 있다. 당신도 물론 그들 중 하나이다. 우리의 삶은 쉴새 없이 대재앙을 경고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둔감해서 느끼지 못한다. 그래서 더욱 절망한다.

참고. 비디오 세대를 위한 글 쓰기는 이런 것일까? 날카롭지만 몽환적인 묘사들은 그 오래전 빠져들었던 실존주의 고전 영화를 떠오르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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