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다

읽을 가치가 있는 소설은 마음을 단련시키지요. 수전 손택

글을 써서 사람들을 감동시킬 수 있을 거라고 믿었다

내가 문학에 자꾸 눈을 돌리는 이유는, 그러니까 여전히 시나리오나 희곡, 소설, 시, 꽁트 같은 것에 관심을 가지고 써보려는 이유는, 내 글이 사람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믿었기 때문이다. 사람들 스스로도 알지 못하는 마음의 깊숙한 곳에 진하게 고여있는 감정들 – 되돌리고 싶은 회한과 누가 볼까 두려운 부끄러움과 수치, 차마 입에 담기 어려운 거칠고 뜨거운 욕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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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겨울인듯 두툼한 외투를 입고 서너명이 무리를 지어 어디론가 한참 걸어가고 있었다. 뒤쪽에 몇명의 일행이 더 있었을 지도 모르겠다.  앞에 덩치 큰 남자가 휘파람을 불며 휘적휘적 우리를 이끌었는데 그는 쪼리 슬리퍼를 신은 채였다.  내 옆에 나란히 걷던 금발의 여자는 젊지도 늙지도 않은 나이였지만 예쁘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녀는 하얀 베레모를 쓰고 있었다. 러브스토리에서 이런 모자를 쓴 장면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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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11월 30일 새벽 1시 51분

몇 개의 ‘도’음을 건너 뛴 피아노의 울림처럼 시간이 퉁명스럽게 흘러가 버렸다. 내 일상의 모든 일에 대해 의심이 들기 시작했다. 일주일 전에 태어난 아이가 갑자기 11살이 된 것은 아닐까? 험상궂은 표정으로 내 배를 지나는 여러 수술 자국도 실은 바로 어제 밤에 생긴 것은 아닐까? 내일이 되면 주름 가득한 백발 노인이 되어  일주일이 지나면 손주를 품에 안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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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콰도르

내가 에콰도르에 대해서 아는 게 전혀 없다는 사실. 관련 글 해바라기 검은 대리석 바닥에 서하의 마음이 가라 앉았다. 강을 건너다 그 곳에서는 또 다른 형태로 삶이 있었다. 큰 강을 사이에 두고 강 이쪽은 현재의 지구와 비슷하지만 훨씬 덜 분주하고 훨씬 Read more 찬 공기 알러지 수경은 왼쪽 귀에 걸려 있던 무선 이어폰을 빼어 상구의 손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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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차창을 열고 다녀도 덥지 않다. 외려 선선한 바람이 살갗에 닿아 상쾌하다.  아. 가을.  관련 글 강을 건너다 그 곳에서는 또 다른 형태로 삶이 있었다. 큰 강을 사이에 두고 강 이쪽은 현재의 지구와 비슷하지만 훨씬 덜 분주하고 훨씬 Read more 찬 공기 알러지 수경은 왼쪽 귀에 걸려 있던 무선 이어폰을 빼어 상구의 손에 건네 주었다. 상구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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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비

자우림의 새로운 멤버가 되는 꿈을 꾸었다. 그리고 어디인지 모를 크고 너른 도로에 있는 무대로 나가고 있었다. 신기한 건 이게 처음이 아니라는 점이고, 그보다 더 신기한 건 지난 번 꿈과 연결되는 내용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는 것이다. 한껏 기분이 좋아져 눈을 뜨니 창 밖에서는 봄 비가 내리고 있었다. 보라색은 아니지만. 관련 글 꿈 초겨울인듯 두툼한 외투를 입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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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은 사라지지만, 글은 남는다.

말은 사라지지만, 글은 남는다.   툭. 거미줄이 끊겨 나가듯, 삶과 세상을 연결하는 끈이 끊어 질 수도 있다. 내가 처음 이 펜을 발견한 때가 바로 그런 시간이었다. 나뭇잎의 색이 연두빛을 띄다가 어느 새 짙푸른 녹색이 되었다가 곧 울긋 불긋 단풍이 들고나서는 서둘러 지곤 했다. 몇 해의 시간동안 바뀌는 것이라고는 나뭇잎 밖에 없다고 생각했던 시절이었다. 지루하고 지쳤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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