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운증후군의 아들과 함께 한 6년의 시간. 잠시 손을 놓고 보시라…
`갓 태어난 아기가 침대 위에서 새근새근 평화롭게 잠이 든다.
어느새 세월은 흘러 그 아기가 운동회에서 엄마의 손을 잡고 달리기를 하고 있다.
장면은 다시 바뀌어, 이바라기현의 어느 바닷가.
다섯 살난 이 아이와 엄마 아빠는 한가롭게 바닷가를 노닐고 있다.
그 때 아빠가 뛰어다니며 노는 아들을 꼬옥 끌어안고 볼을 비빈다.
이 장면 위에 아빠의 마음의 소리 `아리카토`란 자막이 깔린다.
그리고 그 아이는 1년 후에 한줌의 재로 변한다.`
지난 5월, 처음 이 광고를 봤을 때 나는 나 자신도 모르게 눈물을 주르르 흘렸다.
왜냐하면 비록 광고이긴 하지만 실제 있었던 실화였기 때문이다.
아키유키(秋雪)군은 태어날 때부터 한정된 삶을 살아야 했다.
선천적으로 다운병을 갖고 태어났기 때문이다.
그러나 호흡이 멈추는 마지막 순간까지 최선을 다해 살아가는
아키유키 군과 가토씨 부부의 모습이 담긴 22커트의 사진이 TV 화면에 평화스럽게 펼쳐지는 순간,
정말이지 가슴이 뭉클하면서 뜨거운 눈물이 절로 흘러 나왔다.
인간의 마음은 다 똑같은 것일까?
이 CF를 본 사람들은 한국인이든 일본인이든 내게 그 광고를 봤느냐고 물어 왔다.
자신들도 그 CF를 보고 한없이 울었다면서.
그러더니 며칠 후 TV 와이드쇼에서는 이에 대한 특집을 내보냈다.
이 CF 를 본 시청자들의 반향이 엄청나다면서, 60초짜리 기업 이미지 광고를 보고
시청자들이 이렇게 감동의 눈물을 흘린 건 전무후무한 일이라고 했다.
아키유키 군의 일생이 CF에 나오게 된 계기는, 메이지 생명이 `행복한 순간`이란 타이틀로 사진을 모집할 때였다.
아키유키 군의 엄마가 이에 응모를 한 것.
90년 1월 아키유키 군이 사망한 11개월 후, 아키유키 군과 함께 했던 6년간의 행복한 순간들을 잊지 못해 응모했던 것이다.
응모한 사진 1만6000건 중 10여건의 입선작 속에 들어간 아키유키 군의 사진은 2000년 5월 다른 입선작들과 함께 TV전파를 탔다.
시청자들의 반응은 엄청났다. 입선작 중에서 유독 아키유키 군의 또다른 사진을 보고 싶다는 재방송 요청이 전화,
이메일, 팩스로 방송사는 물론 회사에까지 폭주한 것이다.
그래서 회사 측에서는 부랴부랴 아키유키 군의 사진만 단독으로 편집해 90초짜리 CF를 만들어
2001년과 2002년에 3회를 내보냈다. 그런데 이 시점에서 또다시 폭발적인 반응이 일어난 것이다.
이런 과정을 거쳐 재방송하게 된 것이 지난 4월부터 월 1회 한정으로 내보낸 CF광고.
바로 그 광고가 또다시 폭발적인 반향을 불러 일으켜 앞으로 장기간 TV전파를 타게 됐다.
단순히 기업 이미지를 위해 단발성 CF로 기획한 것이 이렇듯 대반향을 불러 일으키자 정작 놀란 것은 메이지생명 측과 아키유키군의 부모.
“아키유키가 6년을 살았던 것은 기적으로, 우리들은 함께 식사하고 산보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했습니다.
그런 우리들의 마음에 많은 사람들이 공감해 주고 있다는 것이 고마울 뿐입니다.”
뿐만 아니라 일본 전국의 초등학교와 중학교에서는 이 CF를 수업시간에 교재로 삼고 싶다고 해,
이미 회사 측에서는 50여 개의 테이프를 보냈다.
아오모리현을 비롯한 30여 개의 학교에서는 이미 도덕 시간에 이 CF를 틀어 주고 감상문을 쓰게 해 아키유키군의 부모에게 보내기도 했다.
감상문의 주요 내용은 `살아있는 것이 이렇게 소중하고 대단한 행복인 줄을 미처 알지 못했습니다`였다는 것.
이렇듯 월 1회에 한정된 한 기업의 이미지 CF에서 시작된,
너무나도 애틋한 그러나 너무나도 아름다운 한 소년의 6년간의 삶 때문에 일본 열도는 감동의 도가니에 빠져 있다.
배경음악으로 사용된 오다카즈마사의 ‘言葉にできない’
인터넷 서비스 전문가.
전자상거래와 마케팅, 디지털 컨텐츠, 앱스토어, 모바일 게임에 20년 간의 경력이 있습니다. 최근에 노동조합 전임자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삶에는 후회가 없게, 죽음에는 두려움이 없게. 세번째의 암과 싸우는 cancer survivo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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