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파크 P대리의 초청으로 뮤지컬 – 와이키키 브라더스(http://www.seoulmusical.com/)를 봤습니다.
느낌부터 이야기하자면, 뭐 보통입니다.
그러나한국의 열악한 공연 시장을 생각한다면 이정도 규모의 무대와 연출은 상급에 속할 것입니다.
배우들의 열정도 꽤나 뜨겁고, 관객도 비오는 수요일을 감안하면 많이 들어온 편이고요.
하지만 어쩌겠습니까.
이미 한국 관객들의 눈은 높아질 대로 높아져 있는 걸요.
Cats, The Phantom of the Opera …
비교하는 자체가 무리이겠습니다만, 그래서 더욱 결점이 잘 들어오는 지도 모르지요.
1. 원작 영화가 갖고 있는 장점들을 잘 살리지 못했습니다.
임순례 감독의 영화 ‘와이키키 브라더스’는 보고나면 좀 우울하기도 하고, 기운이 나기도 하고, 찡하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페이소스라고 해야하나요? 복잡복잡한 감정들을 불러일으키는데…
뮤지컬은 그 쟝르적 특성상 끊임없이 주의를 환기시켜야 하고, 활기 넘쳐야 하고, 그렇습니다.
2. 관객의 몰입도가 현저히 떨어집니다.
무대의 구성이야 그렇다 쳐도, 관객 시점의 변화에 일관된 규칙이 없기 때문에 끊임없이 혼돈스러워합니다. 관객인 나는 이 장면에서는 제3자의 시선을 갖고 있다가 다음 장면에서는 청자(聽者)의 시선을 가져야만 하는 모호한 시점.
3. 구성. 후반부의 구성이 늘어집니다.
후반부의 구성이 전반에 비해 많이 쳐지더군요. 집중력도 떨어지고, 극의 전개도 산만해지고… 무대인사까지 심드렁해진 분위기였고 덕분에 커튼콜도 안 보고 나와버렸습니다.
뭐, 이런 정도.
이제 저도 나이가 든 탓일까요?
열정만으로 행복할 수는 없다고 생각하고 고개를 주억거립니다.
🙁
ps. 아, 써놓고 보니 정말 늙은이 같아!
인터넷 서비스 전문가.
전자상거래와 마케팅, 디지털 컨텐츠, 앱스토어, 모바일 게임에 20년 간의 경력이 있습니다. 최근에 노동조합 전임자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삶에는 후회가 없게, 죽음에는 두려움이 없게. 세번째의 암과 싸우는 cancer survivor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