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푸른 수염. 아멜리 노통브

7.푸른 수염. 아멜리 노통브

7.푸른 수염. 아멜리 노통브

‘푸른 수염’이라는 원작 동화가 있는 줄 몰랐다. 책의 말미에 번역가 이상해씨의 소감을 읽고 알게 됐는데 꽤나 잔혹하다. (미안하지만 이상해씨는 글을 쓰지 않는게 좋겠다. 작품이 가진 여운을 모두 날려버린다.)

아멜리의 경우 원작을 재해석한 작품이 꽤 많은데 이런 패러디보다는 오리지널 작품이 훨씬 좋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오리지널 창작에서 그녀의 기발한 창의력이 훨씬 돋보인다.

연쇄살인마와 아멜리의 대결, 결말이 궁금했지만 자멸하듯 포기한 살인마와 그저 재빠를 뿐인(것처럼 보이는) 사트륀느의 탈출로 막을 내린 결말은 많이 심심하다. 작품 중간 인용되는 샴페인의 세계, 넓고 깊구나 정도가 기억에 남았다고 할까?

아멜리 노통브에 대한 나의 애정은 꽤 오래되었고 또한 지독했다. 그동안 한국에서 출간된 아멜리의 소설은 거의 다 읽었고 몇몇 작품은 아래처럼 기록을 남기기도 했다. 그녀를 얼마나 좋아했던지 이미 읽은 책을 제목이 낯설어 다시 산 적이 있고, 미치 읽지 못하고 책장 속에 보관하던 책을 역시 신작이라 생각하고 재구매한 적도 있다.

끊임없이 치고 받는 재기 발랄함, 그 속에 넘치는 고전의 향기, 무엇보다도 당당하고 당돌한 자신감. 앞으로 10년동안 발표할 작품이 이미 책상 서랍 속에 들어 있다며 큰소리치는 67년생 작가.

같이 나이를 먹고 있는데 그녀의 글과 내 취향은 점점 멀어지고 있다. 이후로 아멜리를 읽는 일은 아마 흔치 않을 것 같다.

안녕 아멜리, 내 청춘, 내 사랑.

Similar Posts

  • 고명재 – 우리가 키스할 때 눈을 감는 건

    색을 빼내 드러난 투명한 빛 고명재의 시집 “우리가 키스할 때 눈을 감는 건”은 일상의 언어로 사랑을 요리하는 시집이다. 시인은 밀가루, 수육, 튀김, 기름처럼 평범한 식재료를 다루듯 단어를 배치한다. 그런데 이 단어들이 논리적 인과 없이 나란히 놓이는 순간, 묘한 균열이 생긴다. 식탁 위의 풍경이 성스러운 제단으로 바뀌고, 요리하는 행위가 애도와 기도로 전환된다. ‘수육’이라는 시에서 시인은 “색을…

  • 소설. 6/100 아름다운 아이.이시다 이라

    4teen에 이어 이시다 이라의 작품에 다시 손을 댔다. 이 작품은 습작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많은 단점을 가지고 있다.소재와 플롯은 적당한 재미를 담보하는 수준에서 머무르고 있고반복적으로, 이유없이 전환되고 있는 인칭의 변화가 가져오는 혼란은 이야기의 흐름을 끊어 놓는다. 이시다 이라는 여기서 끝내기로 한다. 관련된 글: 소설. 4/100 4teen. 이시다 이라 소설. 플라이 대디 플라이. 가네시로 카즈키 소설….

  • |

    산문. 곽재구의 포구기행

    막차가 좀처럼 오지 않는사평역의 고적하고 쓸쓸한 풍경을 기억한다면포구 기행은 또 새롭다.그가 거친 몇몇의 포구는 나도 거친 적이 있으나 감상은, 다르다.충분히 묵언한 후에 좋은 말이 나오는 것은, 같다.재즈가 흐르는 드라이브를 즐기며 큼직한 사진기를 들이대는곽재구의 모습은 어색하고 신기하다.몇 년 전에 산 책을 이제사 읽은 까닭은선뜻 손이 가지 않던 낯설음 탓이었을까? 관련된 글: 산문. 3/100 당신들의 대한민국 2….

  • 개구리. 모옌

    ‘계획 생육’은 중국의 산아제한 정책이다. 부부는 2명의 자녀를 출산할 수 있고 그 이상 넘어가는 아이는 호적에 올릴 수 없다. 남자들은 정관 수술을 받아야 하고 여자들은 임신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정기적으로 건강검진을 받는다. 영아 살해가 일어나기도 하고 무적으로 살아 교육도 의료도 제대로 받지 못하는 경우도 생긴다. 물론 현대로 넘어오면서 벌금 등으로 정책이 완화되기도 했지만, 이런 정책은…

  • 산문. 만만한 노엄 촘스키

    만만한 노엄 촘스키 – 데이비드 콕스웰 지음, 폴 고든 그림, 송제훈 옮김/서해문집 노엄 촘스키가 잘 알려지지 않은 이유는 미디어가 그를 두려워하기 때문이다. 촘스키의 생각을 요약하면 민주주의 정치 미디어 최근 몇년간 이렇게 먹는 방송과 여행가는 방송이 늘어난 이유는 명백하다. 대중들이 불편한 현실을 직시하지 못하게 만들고 관심사를 원초적인 쾌감으로 돌려 안주하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민중은 개, 돼지”라고…

  • |

    35/100 잘 찍은 사진 한장

    사진에 관한 자전적인 에세이. 좋은 사진은 눈높이를 맞추는 것에서 시작한다는 작가의 이야기가 기술적인 조언보다 훨씬 설득력있다. 값 비싼 장비보다 뜨거운 열정이 더 좋은 사진을 만든다. 관련된 글: 사진. 하늘에서 본 지구 32/100 사진 33/100 인물 사진을 잘 만드는 비결 34/100 풍경 사진을 잘 만드는 비결 47/100 메이드 바이 준초이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 재출간 사진집. Tr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