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 휴가는 3일 아이들과 여주에 다녀오는 것으로 짧게 마무리했다.
일정과 결산 (모두 계산해보니 73.7 들어갔다. 3명이서 3일간 꽤 많이 썼네)
8/16
주유 : 5.0
물안경과 과자, 물 : 2.0
ㄴ 물안경이 어디로 갔는지, 2개 밖에 없어서 하나를 새로 구입해야했다. 그런데 지나고 보니 워터파크에서 물안경이 필수품은 아니었다.
여주 썬밸리 호텔 객실 + 워터파크 2인 : 19.8
ㄴ 여기 워터파크는 쓸 만했다. 날이 흐리고 성수기가 끝나가는 무렵이기도 했겠지만. 적당한 크기에 적당한 인원. 그러나 여전히 썬베드에 요금을 받고 구명조끼에 요금을 받는 이상한 행태를 보고 있자니 괌이나 필리핀의 리조트가 훨씬 구미에 맞기는 하다
썬밸리 워터파크 1인 : 2.8
ㄴ 대인 5.0 소인 4.0. 소인표를 투숙객 30% 할인 받아 하나 더 구매. 숙소랑 따로 구매했으면 더 쌌을까? 이젠 너무 비싸지 않으면 적당히 편안하게 구입해 버리고 만다.
민준이 수영복 : 3.5
ㄴ 아. 민준이의 수영모만 3개가 들어있었다. 한번더 살폈으면 불필요한 지출을 줄였을 텐데.
썬밸리 워터파크 점심, 썬베드, 구명조끼, 라면, 쏘세지 : 6.5
ㄴ 썬베드 1.5, 구명조끼 하나에 0.5, 게다가 비싸기만한 푸드코드. 우동, 돈가스, 탕수육
ㄴ 아이들이 수영에 익숙해서 생각보다 재미있게 놀았다. 유수풀을 같이 떠다니거나 수중 농구장에서 농구를 하며 물을 먹이는 장난에도 웃고 마는 것을 보면, 아이들도 많이 컸다. 5층 높이의 슬라이드가 있었는데 민준이와 나는 번갈아 열심히 탔지만 예준이는 계속 겁을 냈다. 꼬셔서 한번 태우고 나니, 아주 재미있다며 계속 타려고 했다.
ㄴ 비도 오고 날도 흐렸지만 열심히 뛰어다녀 추운 줄 몰랐고, 여주가 한시간 정도 거리였으니 주말에 훌쩍 다녀와도 괜찮겠다.
ㄴ 11시 30분부터 4시까지 거의 5시간을 쉬지 않고 논 탓에 민준이가 먼저 숙소를 올라가자고 백기. 싱글베드와 트윈베드가 있는 방이었는데 민준이가 냉큼 자기가 혼자서 자겠다며 침대를 차지했다. 나중에 잠 잘 때는 형제를 나란히 눕혔는데, 민준이가 자꾸 예준이한테 엉겨붙는 탓에 예준이가 잠을 잘 수 없었다. 하는 수 없이 민준이를 싱글로 옮기고, 나와 예준이가 한 침대를 사용했다.
저녁식사 (생삼겹과 쌈밥, 환타) : 3.0
ㄴ 저녁 식사를 고르며 먹자 거리를 둘러보다가 익숙한 삼겹살을 먹기로 결정, 생삼겹 2인분과 음료수를 주문했다. 예준이는 된장찌개에 공기밥을 2그릇이나 비웠고 민준이와 내가 한공기를 먹었다. 물론 고기는 한점도 남기지 않았다.
킹콩 노래연습장 : 2.5
ㄴ 노래방을 가자고 주장하는 민준이와 가지 말자는 예준이가 한참 실갱이를 하다가 내가 민준이 편을 슬쩍 들어주었다. 가기 싫다더니만 두녀석은 8월 신곡을 번갈아 가며 불러댔고, 자기가 해보겠다며 똑같은 노래를 두번씩 하는 경우도 많았다.
8/17
아침 (양평 해장국) : 1.6
ㄴ 체크아웃하는 와중에도 민준이는 호텔에서 아침을 먹자고 졸라댔지만 비싸서 안된다고 잘랐다. 그리고 나오는 길에 있는 해장국 집에 들어갔다. 맛은 얼큰하지 좋았지만 아이들 입맛에 조금 매웠는지 민준이가 많이 먹지 못했다. 예준이는 땀을 흘려가며 반그릇을 먹었고. 해장국에 들어있는 선지와 양도 맛있다고.
여주 아울렛 쎈토이 뮤지엄 : 1.4
ㄴ 오전 시간 특별히 할 일이 없어 여주 아울렛에 있는 어린이 박물관을 갔다. 여러 캐릭터가 많았는데 이제 아이들은 원피스나 건담에 더 관심을 보였다. 여주 아울렛은 프리미엄 아울렛에 밀려 빈 가게도 많고 여러모로 휑한 바람이 불었다. 몰락해가는 거대 상가.
여주 아울렛 하겐다즈 아이스크림과 아이스 초코 : 1.5
ㄴ 프리미엄 아울렛에 갈 일은 없었지만, 단지 갈 곳이 없다는 이유만으로 들러보기로 했다. 명품을 값싸게 사고 싶은 욕망이야말로 자본주의가 강요하는 인간의 허영심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며 분수대가 있는 벤치에서 한참을 놀았다. 아울렛 안내지도로 딱지도 만들고, 분수대에 물을 튕기기도 하면서 말이다.
점심 (새우탕면, 삼각김밥2, 김밥1, 음료수1, 물3) : 0.8
ㄴ아울렛을 나와 신륵사로 향하는 길에 햄버거를 먹기로 했으나, 가게를 발견하지 못해 결국 편의점에서 한끼를 해결하기로 했다. 이것도 경험이고 추억이지 싶어 아이들이 원하는 대로. 예준이는 편의점에서 혼밥하는 친구들이 부러웠는지 삼각김밥과 라면을 함께 먹으면 그렇게 맛있다며 자랑을 했다.
여주 신륵사 템플스테이 : 16.0
ㄴ 이제 본격적으로 템플스테이 개시.
ㄴ 배정받은 방은 한옥의 방이었지만 내부 시설은 에어컨에 샤워실까지 매우 현대식이었다.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도시 사람들은 온갖 불평을 늘어놓겠지 싶어 조금은 씁쓸하기도 했지만 시원한 에어컨 바람이 역시 좋긴 했다.
ㄴ 하이라이트는 백팔배를 하며 염주 꿰기. 아이들은 내심 걱정하며 시작했지만 30개를 넘어가면서부터는 조금씩 자신감이 생긴 듯 하다. 벌써 1/3이나 했다고 거드는 아빠의 격려도 힘이 됐겠지. 힘들어 점점 자세가 무너지긴 했지만 예준이도 민준이도 무사히 108배를 마치고 염주를 하나씩 갖게 되었다.
ㄴ 그 다음은 풍등 날리기, 참여한 식구가 우리 밖에 없어서 풍등은 하나 밖에 날리지 못했지만 날이 좋아서 우리가 띄워 올린 풍등은 아주 멀리까지 날아갔다.
ㄴ 민준이는 풍등에 “우리 가족 행복하게 오래오래 살게 해주세요”라고 하트표시와 함께 남겼고, 예준이는 “꿈은 이루어진다! 우리 가족 파이팅”이라는 운동선수 메시지와 함께 별표를 남겼다. 나는 조금 생각 후에 아이들이 앞으로도 올바르게 행동할 수 있길 바란다는 메세지를 남겼다.
신륵사 템플 스테이 후기 : https://goo.gl/bYim4G
편의점 (물, 껌) : 0.4
ㄴ 물이 반병 밖에 남지 않아 편의점에 들르기로 했다. 채 9시가 되지 않았는데도 사찰의 밤은 칠흑처럼 사방이 캄캄하여 플래쉬 없이는 제대로 걷기 힘든 지경. 예준이는 통통하고 따뜻한 손으로 내손을 꼭 잡고 갔다. 무서웠다고 그래서 눈 감고 갔노라고 이튿날 자백했다.
ㄴ 108배 하느라 피곤한 아이들은 곧 잠자리에 들었다.
ㄴ 108를 끝까지 마친 끝에 곤히 자고 있는 아이들을 보고 있자니 한껏 자란 모습이 무척 감사했다. 쎈토이 뮤지움에서 건담을 바라보던 것을 생각하며 1.9짜리 건담을 하나씩 주문했다.1
건담2, 니퍼 : 4.8
점심 (쌈밥집 옹심이) : 2.6
덕평휴게소 (물, 아이스크림, 슈크림빵) 1.5
집에 돌아오자마자 아이들은 또다시 친구들을 만나기 위해 쏜살같이 뛰어나갔다.
좋은 시간이다.
마음껏 뛰어 놀고 구김없이 자라길 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