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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 (4/10)

  • yoda 

http://www.imdb.com/title/tt0817225

‘비밀의 빛’이 칸느에서 통할 수 있던 가장 큰 이유는 이 작품이 서양 문명의 토대를 이루는 ‘원죄와 구원’을 아주 지독한 톤으로 끝까지 캐묻고 있기 때문이다.
서구를 지탱하는 두개의 기둥은 f=ma의 뉴톤 물리학을 근간으로 하는 ‘합리주의’ 기둥과 태어나면서부터 죄의식을 지니게 만드는 ‘기독교’ 기둥 . 또한 이 두개의 기둥은 물론 병치할 수 없는 모순이기도 하고 이 기둥을 변주한 작품은 영화 뿐만 아니라 문학, 음악, 미술 등 문화 전반에 걸쳐 이루 셀 수 없이 많다.
인간은 용서받을 수 있고 또 인간은 구원받을 수 있는가? 그리고 (신도 아닌) 인간이 인간을 용서할 수 있는가? 신의 구원은 공허한 리얼리티를 강요하고 있지 않은가?
(어찌 보면 이국적일) 동양의 영화가 이런 기본적인 물음에, 사람의 가슴을 답답하게 만들만큼 천착하고 있는 것이 그들로서는 재미있었을 지 모르겠다. 그러나 무신론자에 유물론자인 내게는 그다지 흥미롭지도 감동적이지도 않을 뿐만 아니라 지루한 나레이션일 뿐이다.
ps. 전도연의 연기는 빼어나지는 않다. 감정의 극과 극을 치닫는 폭 넓은 대역을 가지고 있지만 감동적인 깊이를 느낄 수는 없다. 아들을 잃고 슬퍼하는 엄마의 연기 중에 단연코 최고는 ‘바람난 가족’의 문소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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