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자의 특권 – 아멜리 노통브 지음, 허지은 옮김/문학세계사 |
재작년까지는 매해 100권의 책을 읽기로 하고 그것을 블로그에 기록했었다. 1/100, 2/100 이런식으로.
그리고 연말쯤에 돌아보면 매해 50여 권의 책을 읽었다.작년에는 그런 계획조차 세우지 않았고, 블로그에 기록하지 않았다. 덕분에 읽은 책은 손에 꼽을 수준이다.
올해부터는 다시 100권의 목표를 세우고 블로그에 기록하기로 했다. 특히 출퇴근 시간에 트위터와 페이스북에 너무 시간을 쏟고 있어서 그 시간에 디지털 기사가 아닌 아날로그 책을 읽기로.올해 첫 번째 손에 든 책은, 아멜리 노통브의 ‘왕자의 특권’아멜리의 소설을 즐겨 읽는 까닭은 그녀가 고전에 능숙하고 재기 발랄한 글 쓰기를 보여주기 때문이다.
고전과 현대가 잘 어울리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 군데군데 드러나는 그녀의 자전적인 이야기들(15살에 일리어드를 번역하려고 며칠 밤을 샜다거나, 마흔이 넘어 글을 쓰는 것이 치욕이라는 반어법이나) 또한 매우 흥미롭다.
왕자의 특권은 그나마 자기 이야기가 덜 들어간 느낌이긴 한데, 샴페인을 마시는 장면에서는 여지없이 그녀의 체취가 묻어난다. ’91년산 뢰더러’라니 영낙없다.이 책은 ‘이름’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그녀를 아멜리로 부를 것인가, 지그리드로 부를 것인가? 이름을 바꾸면 신분이 바뀔 수 있는가? 신분이 바뀌면 정체성과 일상도 바뀌는 것인가? 이름은 대체 무엇인가? 정체성이 없는 사람은 이름을 아무렇게나 불러도 될까? 혹은 그 반대일까?일상에 대한 막연한 반역과 공상.아멜리류라 부를 만큼 가볍지만, 여운이 깊지는 않다.
인터넷 서비스 전문가.
전자상거래와 마케팅, 디지털 컨텐츠, 앱스토어, 모바일 게임에 20년 간의 경력이 있습니다. 최근에 노동조합 전임자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삶에는 후회가 없게, 죽음에는 두려움이 없게. 세번째의 암과 싸우는 cancer survivor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