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부터 큰 아들은 내 스포티파이 ID를 같이 사용하고 있다. 이전에는 동생과 함께 바이브를 이용했다. 둘이 음악 듣는 시간이 가끔씩 겹치는데 그걸로 티격태격하길래 그렇게 겹칠 때는 스포티파이를 사용하라고 대신 로그인해 줬다.
내가 바이브 같은 국내 음악 서비스보다 스포티파이를 사용하는 이유는 클래식과 재즈 음원이 압도적으로 많기 때문이다. 당연히 다양한 플레이리스트와 재미있는 추천도 한 몫 한다. 같은 장르나 느낌을 가진 새로운 곡을 만날 때가 가장 즐겁다. 문학이나 영화도 마찬가지지만 음악은 상대적으로 소비 시간이 짧기 때문에 이런 ‘낯선 익숙함’이 더 자주 일어난다.
어쨌거나 그 날 이후 큰 아들은 바이브 대신 스포티파이만 사용하게 됐다. 일본 애니메이션 주제가가 훨씬 많다는 이유로. 아들과 나 역시 종종 음악 듣는 시간이 겹치는데 그럴 땐 슬며시 양보하고 만다. 내것을 끊고 들어오거나 내가 끊지 않거나 하는 방식으로.
ID를 같이 사용한 작년부터는 연말 결산이 정말 남의 것이 되버렸다. 저것도 꽤 재미있는 콘텐츠인데 말이다. 그나마 올해는 최애 장르 ‘재즈’가 하나 들어갔고 그게 올해 내가 들은 음악의 흔적 전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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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서비스 전문가.
전자상거래와 마케팅, 디지털 컨텐츠, 앱스토어, 모바일 게임에 20년 간의 경력이 있습니다. 최근에 노동조합 전임자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삶에는 후회가 없게, 죽음에는 두려움이 없게. 세번째의 암과 싸우는 cancer survivor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