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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마지막으로 남긴 노래

  • yoda 

연휴가 시작되던 첫번째 밤, 잠이 오지 않아 이북 리더기를 열고 신간 중에 대여가 가능한 책을 다운로드 받았습니다. e-ink 방식의 디스플레이에서는 제목도 저자도 책표지도 잘 보이지 않아 내용은 짐작할 수 없었습니다.

시를 쓰는 남학생과 난독증이 있는 여학생의 이야기였는데 생각보다 재미있고 수월하게 읽혀 ‘이런 류의 소설은 또 처음이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예상대로 이 둘은 곧 사랑에 빠지고 헤어지고 다시 만나고 하게 되는데… 문제는 여자 주인공이 불치병에 걸려 곧 죽게된다는 사실이었습니다. 그녀는 죽기 전에 여러 개의 버킷리스트를 만들었고 둘은 차곡차곡 버킷리스트를 달성해 나갑니다.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아이와 바다에 가고…

어쩌다가 이런 책을 읽게 됐습니다. 여느 사람이라면 상투적이라며 넘어갈 수 있는 소설이 마음을 몹시 어지럽게 만들었습니다.

연휴의 마지막 날 밤, 결국은 노트북을 열고 이런 글을 쓰고 있습니다.

버킷 리스트를 다시 만들어야 하나, 나의 마지막 하루는 어떤 모습일까, would, should, could, 내가 희망하는 것은 무엇인가? 어제는 제가 많이 사용하는 방의 벽 한쪽을 깨끗이 치우고 새로 침대를 놓았고 아이들은 새 침대에 누워 뒹굴거렸습니다. 그리고 오늘은 떡볶이가 먹고 싶어 점심에 떡볶이를 만들어 식구들과 함께 먹었습니다. 이런 순간들로 채워나가면 되는 것일까?

인생은 영원하지 않고 언제나 행복하거나 불행하지도 않고 또 언제든 끝날 수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만, 마음이 답답하고 무거운 것은 어쩔 수가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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