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간만에 하루 휴가를 내 점심 때쯤 예준이와 둘이서만 어린이 대공원에 다녀왔다.
점심은 공원 안의 작은 식당에서 돈까스와 스파게티로 때우고 동물원과 놀이터에서 2시간 가량을 걷고 얘기하며 놀았다.
동물들이 있는 울타리를 지날 때마다 “아빠 이게 무슨 냄새야?”를 연발한다.
원숭이 사료를 천원 주고 사서 던져주었다.
사막 여우와 미어캣, 염소 같은 작은 동물을 모아놓은 미니 동물원에서 예준이는 한참을 놀았다.
물감을 사러 가기로 하고 돌아 나오는 길에 예준이는 걷기 힘들다고 목마를 태워달라고 했다. 내머리에 자기 머리를 기대길래, ‘졸려?’라고 물었더니 ‘네’라고 답한다.
아들과의 이런 시간이 얼마나 남아 있는 것일까?
‘예준이가 열심히 뛰어 놀아서 고마워’라고 했더니, ‘아빠, 고마워?’라고 반문한다.
언젠가 예준이도 아들을 무등 태워 다니다보면, 내가 고마워했던 이유를 알 수 있을 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