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등을 내어준다는 것은

호주에 몇 개월에 걸친 산불로 수억마리의 동물이 죽었다.

나무위키에 따르면, 2019년 9월에 발생하여 2020년 1월 현재까지 계속되고 있고 그 연무가 도쿄만 까지 퍼질 정도였다. 호주 전체 숲의 14%를 태웠고, 박쥐, 양서류, 곤충 등을 포함하면 12억 마리가 넘게 타 죽었다다고 한다.

캥거루나 코알라 등 호주에만 살고 있는 동물들의 피해가 매우 컸고, 특히나 불에 타 어쩔 줄 모르는 코알라, 새끼를 매달고 어딘가로 달려가는 코알라, 소방대원이 물을 끼얹어 주는 코알라 등등 재난을 당한 코알라의 모습이 마음을 더욱 아프게 한다.

예상한대로, 호주 산불은 ‘기후 재앙’이라는 기사가 나왔고, 지구 온난화로 인한 이상 고온이 그 원인이라고 한다. 1월 4일 시드니 서부의 낮 최고온도는 48.9도였다.

코알라는 캥거루목 아래 코알라과에 속하고, 코알라과에는 코알라 밖에 없다.

악의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눈과 몸짓, 새끼를 매달거나 어미한테 매달리는 습관, 유일하게 유칼리툽스만 먹는 등 특이점이 많은 동물이지만, 무엇보다 사랑스럽다.

인스타그램에서 코알라 사진을 뒤적이다가 짧은 문장이 떠올라 옮겨둔다.

타닥타닥 마른 나뭇가지 타는 소리가 점점 크게 들려오기 시작했고 저 멀리 옅은 주황 빛의 화염이 이미 몸을 태우는 듯한 착각에 마음이 급해졌다.

K는 늘 그랬던 것처럼 엄마 등을 향해 손을 내밀었으나 앙상한 유칼리툽스 나무 어디에도 K의 손에 잡히는 것은 없었다.

K는 그제서야 깨달았다.

누구에겐가 손 내미는 것을 그만두고 무엇인가 붙잡기를 그만두고 자신의 등을 내어주기 시작한 때야 말로 진정한 코알라가 되는 것임을.

K는 동생에게 등을 내밀었고고 작은 동생들은 손을 내밀어 K의 등에 올라탔다.

K는 무겁지만 견딜만한, 하지만 어색한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화염의 빛깔이 조금 더 짙어졌지만 이제 K는 두렵지 않았다.

코알라의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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